홍남기 "한국형 재정준칙에서 국가채무비율 60% 느슨하지 않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형 재정준칙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준칙성, 보완성, 실효성을 바탕으로 설계된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내놨다.

준칙성과 관련해서는 국가채무 비율 60%, 통합재정수지 –3%를 기준으로 한도 계산식을 마련했다.

한도 계산식은 ‘(국가채무비율/60%)(통합재정수지 비율/-3%)≤1.0’으로 한쪽 지표가 기준치를 초과하더라도 다른 지표가 기준치를 밑돌면 한도 계산식 충족이 가능하도록 상호 보완적으로 설계됐다.

경제위기, 경기둔화 등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일시적 준칙적용 면제 등 보완장치도 마련됐다. 재정준칙의 실효성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2025년부터 시행하되 5년마다 재검토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브리핑을 마친 뒤 국가채무비율 기준을 60%로 정한 것이 느슨한 기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올해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네 차례 추경을 해 올해 국가채무 수준이 44% 정도로 올라갈 것이고 통합재정수지 적자도 이미 4%가 초과됐다”며 “(올해 추경 등의 영향은)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파급되고 중기계획상 2024년도에 국가채무비율이 50%대 후반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 기준을 세운 것인 만큼 결코 느슨한 기준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재정준칙 도입에 유예기간을 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번에 마련된 재정준칙이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2025년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으로 이미 국가채무와 재정수지가 상당히 악화된 상황에서 내년부터 재정준칙을 적용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여러 나라가 위기 때 재정준칙을 도입했는데 가장 악화된 시기 다음 해부터 적용하는 게 적절치 않아 5년 정도 유예기간을 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가지를 고려해보면 이번 재정준칙이 달성하기 쉬운 요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재정준칙은 입법예고 등 입법절차, 기재부의 국가재정법 개정안 확정 등을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