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의 정책 방향과 다른 발언을 서슴없이 내놓으며 차별성을 부각하면서도 보수야당을 향한 공세에는 누구보다 앞장서면서 민주당의 지지기반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과 줄타기, 보편복지 소신 지키고 야당 공격에는 최일선

이재명 경기도지사. 


30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지사는 기본소득, 지역화폐, 보편복지 등을 정책 브랜드로 앞세우며 이와 관련한 현안을 놓고 꾸준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지사는 정부에서 내년 4월부터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의 주식 보유액 기준을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한 데도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이 지사는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부동산에 흘러가는 자금과 기업 자금수요에 도움이 되는 주식 투자자금은 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며 정부 정책과 다른 태도를 보이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과 뜻을 같이 했다.

개천절 집회와 관련된 방역지침을 놓고도 정부와 민주당의 방침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이 지사는 23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를 놓고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치적 표현이라면 허용해야 한다”라며 “감염을 최소화하거나 위험성이 없는 방법이라면 집회 표현의 자유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물론 우원식, 이원욱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일제히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 지사는 다른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지사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놓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견을 보였기도 했다. 6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당정청이 의견을 모았는데도 지원 총액 가운데 일부라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그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이 지사의 태도는 당내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다. 

실제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주당 주류인 친문재인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지사를 향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이 지사를 향해 “처음 가보는 길인데 ‘이 길이 아니면 낭떠러지’라고 주장하면 안 된다”며 “이게 진리다, 이게 확실한 길이다, 이렇게 해서는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7일 CBS라디오에서 “이 지사의 말처럼 고소득층, 대기업 노동자, 고위공직자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고 강제적 차별이라 하면 (안 된다)”며 “기계적으로 균등하게 주는 것은 공정도 정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한편으로 정부를 향한 보수야권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 당내 견제를 어느 정도 의식한 행보로도 읽힌다.

이 지사는 23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향해 “홍 의원과 보수언론은 ‘국가부채와 가계부채, 이전 소득과 관련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하거나 위기 극복을 방해하며 정부 발목을 잡는 것’이라는 국민의 지적을 겸허히 경청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이 22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얼마나 무능한 정권이길래 눈앞에 닥친 환난을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한 해에 네 차례나 빚을 내 추경을 하고 있다”, “퍼주지 못해서 환장한 정부같다” 등 발언을 내놓은 데 맞대응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