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자회사의 코스닥 상장을 통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코스닥에 상장하면 투자금 회수에 더해 투자의 성공사례를 하나 더 쌓게 된다.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

▲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 사장.


콘테라파마는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제약사 출신의 덴마크 교수들이 설립한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사다.

부광약품은 과거에도 다른 기업 지분을 확보한 뒤 상장 뒤 주식을 처분해 투자금 이상을 회수한 경험이 있다.

부광약품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인 안트로젠에 2000년 3월 15억 원을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13억 원, 2006년 2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모두 48억여 원을 넣었다.

부광약품은 안트로젠이 2016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2018년 8월부터 수차례 지분을 처분하며 970억 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유희원 대표는 콘테라파마가 ‘제2의 안트로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희원 대표는 2019년 11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파트너십을 맺은 어떤 회사든 제2의 안트로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당초 콘테라파마가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도중에 2014년 11월 약 34억 원을 넣어 콘테라파마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몇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해 올해 7월22일 기준으로 71.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콘테라파마는 임상2상 비용을 충당하고 코스닥 상장 준비를 가속화하기 위해 올해 6월 국내 사모투자회사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51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콘테라파마의 기업가치는 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월에도 콘테라파마에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했다.

벤처기업 투자는 종잣돈 마련 단계인 시드(Seed) 라운드를 시작으로 시리즈A·B·C·D 등으로 이어진다. 

시리즈A 투자는 시제품 개발부터 시장공략 직전까지 기간에 받는 투자다. 시리즈A 투자금은 본격적 제품 및 서비스 출시와 마케팅 등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된다.

시리즈B 투자는 벤처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에서 안정된 사업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 인력 확보 등에 나설때 이뤄진다.

콘테라파마가 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부광약품에게는 콘테라파마에 부담해야 하는 연구개발비가 줄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부광약품은 최근 3년 동안 연구개발비로 2017년 222억 원, 2018년 288억 원, 2019년 199억 원을 지출했다. 각각 매출의 14.8%, 15%, 11.9%를 차지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최근 콘테라파마에 시리즈A, 시리즈B 투자가 이뤄지면서 부광약품이 부담해야 하는 연구개발비가 많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들이 주로 복용하는 치료제 ‘레보도파’의 부작용을 치료하는 ‘JM-010’의 임상2상을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진행하고 있다. 레보도파를 장기복용하면 불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무도증이나 근육긴장이상증 등과 같은 이상운동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파킨슨병 증상 완화를 넘어선 치료제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레보도파가 표준치료제로 이용되고 있고 파킨슨병 치료제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JM-010은 레보도파와 병행해 사용하면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킨슨병 치료제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2018년 45억 달러(5조6천억 원)에서 해마다 8.1%씩 성장해 2026년 84억 달러(10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등 시장성의 전망이 좋다.

콘테라파마는 또한 ‘JM-012’를 신약 후보물질로 보유하고 있다. JM-012는 파킨슨병 환자의 아침운동불능 증세를 치료하며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

콘테라파마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없이 6억 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부광약품은 내년 하반기 콘테라파마의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로 지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