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영풍 대표이사 사장이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의 환경문제로 또 다시 국회 국감장에 서게 됐다.

이 사장은 이 문제로 3년 연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석포제련소 환경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갈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논란 벗어나기 험난, 이강인 또 국감 불려나가

▲ 이강인 영풍 대표이사 사장.


25일 국회에 따르면 환경노동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에서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논란과 관련해 이강인 사장을 10월19일 환경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르는 안건을 채택했다.

이 사장 증인 채택은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청으로 이뤄졌다.

장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데 국회 진출 전부터 석포제련소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석포제련소 문제가 다뤄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문제는 2014년 처음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된 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0대 국회에서 4년 연속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처음에는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석포제련소 환경문제 해결을 요구했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2018년과 2019년에는 2년 연속 이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상류에 자리 잡아 수질오염의 원인이라는 의혹을 지속해서 받고 있는데 환경부 조사에서 매년 문제가 적발되고 영업정지 명령을 받고도 소송 등을 통해 지시이행을 미루면서 더 큰 논란이 됐다.

20대 국회에서 이 사장을 2년 연속 증인으로 신청한 강효상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나도 국감에 (같은 사람을) 두 번 증인으로 신청하고 싶지 않지만 석포제련소는 사건사고가 계속 나고 있다”며 “내년 국감에는 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18년 국감에는 직접 증인으로 출석했고 지난해 국감에는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의 양해를 얻어 배상윤 석포제련소 관리본부장을 대신 내보냈다.

이 사장은 2016년부터 영풍을 이끌고 있으며 올해 3월 주총에서 2년 임기로 영풍 대표에 재선임됐다.

누구보다 석포제련소 환경문제 논란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3년 연속 같은 문제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사장이 안고 있는 석포제련소 관련 현안이 국감 증인 채택만이 아니란 점이다.

석포제련소는 현재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놓여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석포제련소의 폐수 무단방류 혐의를 적발하고 관할기관인 경상북도에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의뢰했다.

경상북도는 환경부 처분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다며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현재 심의를 받고 있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사이 의견이 다를 때 이를 조정하는 국무총리실 소속 위원회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23일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안건을 처음 논의한 뒤 12월 열리는 다음 회의로 결정을 미뤘는데 시장에서는 결국 환경부의 처분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상북도는 환경부가 2018년 석포제련소의 폐수 무단방류 혐의를 적발하고 내린 20일 조업정치 처분을 놓고도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는데 심의결과 기각됐다.

석포제련소는 이와 관련해 환경부의 20일 조업정치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1심에서 패소한 뒤 현재 2심을 진행하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논란 벗어나기 험난, 이강인 또 국감 불려나가

▲ '석포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석포제련소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놓고 조정 신청을 한 경상북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이 또 다시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확정 받는 일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석포제련소는 영풍 실적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가동이 멈추면 영풍은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증권업계에서도 석포제련소와 관련한 영풍의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23일 행정협의조정위원회를 며칠 앞두고 석포제련소를 제외한 영풍의 기업가치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최종 결론 도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영풍은 석포제련소 가치를 제외하더라도 보유한 현금, 계열사 지분, 부동산 등의 자산규모가 3조 원에 이르러 현재 상당히 저평가 돼 있는 상태”라고 바라봤다.

영풍 관계자는 “폐수배출 제로를 위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260억 원 규모의 무방류설비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질뿐 아니라 대기부문에서도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기 위해 설비투자를 지속하고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