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XM3가 국내판매에서 예전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XM3는 디자인과 가성비를 무기로 초반 흥행몰이를 하다가 시동꺼짐 등 현상으로 결함문제가 불거지면서 판매가 크게 줄었는데 XM3의 해외판매 본격화가 다시 소비자의 마음을 붙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르노삼성차 국내판매 기댈 언덕은 XM3뿐, 예전 인기 되찾기 안간힘

▲ XM3. <르노삼성차>


24일 자동차업계와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르노삼성차가 본사로부터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배정받은 점이 XM3 국내판매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나온다.  

르노그룹은 유럽에서 처음 쿠페형SUV를 내놓으며 틈새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는데 그 역할을 XM3에 맡기기로 했다. 

안정적 판매실적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XM3만 믿고 승부수를 띄우기로 한 셈인데 세계 완성차기업이 XM3에 경쟁력에 확신을 보였다는 점에서 XM3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재평가를 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르노그룹은 국내에서 리콜대상에 올랐던 것과 동일한 모델을 유럽에 내놓는데 이는 결함 문제가 해소됐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염려를 더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르노그룹은 XM3에서 하이브리드모델과 1.3 가솔린 터보엔진모델 등 2가지 파워트레인을 주력모델로 삼을 것으로 알려진다. 1.3 가솔린 터보엔진모델이 국내에서 리콜대상에 올랐던 것과 동일한 모델이다.  

XM3는 르노삼성차와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RTK)가 개발을 주도한 차량으로 르노그룹이 2018년 모스크바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아르카나’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르노그룹은 XM3에 ‘뉴 아르카나’라는 이름을 붙이고 2021년부터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XM3의 유럽 수출물량 배정을 해외판매뿐 아니라 국내판매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아직 구체적 방법은 논의하지 않았으나 우선 XM3의 판매 반등을 위해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수출물량을 배정받으면서 하이브리드모델이나 XM3 RS모델을 새로 생산하게 된 만큼 이전보다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부담이 적어졌다.  

애초 XM3가 결함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달마다 5천 대 넘는 판매량을 냈던 인기모델인 데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 인기도 높은 만큼 하이브리드모델이 나온다면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국내 판매하는 XM3에도 하이브리드모델이나 트림을 추가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 전략에서 1.3리터 가솔린 터보엔진모델이 세계 판매되는 XM3에도 동일하게 실린다는 점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 결함문제를 정면 돌파할 수도 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이날까지 XM3 결함과 관련해 리콜 작업이 80%가량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XM3는 6월 말 뒤로는 결함 문제가 개선된 상태로 출고가 진행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추석 연휴에 부산공장에서 XM3 수출물량 생산을 위해 라인정비 작업을 진행한다. 르노삼성차는 1개 생산라인으로 여러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생산방식으로 자동차를 만들기 때문에 추가로 생산라인을 설치하지는 않는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남은 시간에 XM3 판매 반등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르노삼성차 20돌을 맞아 국내에서 판매목표로 10만 대를 잡았는데 올해 8월까지 국내 판매량은 올해 1~8월 모두 6만7647대에 그친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8.6% 증가했지만 남은 4개월 동안 매달 8천 대 넘는 판매량을 내야만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사실상 XM3 뒤에 내놓은 르노 조에나 캡처 등 신차들이 XM3만한 흥행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차가 결국 기댈 곳은 XM3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XM3는 3월 출시된 뒤 6월까지 달마다 5천 대 넘게 팔리다가 6월 중순 연료펌프 내부 구성품인 임펠러가 손상돼 엔진으로 연료 공급량이 감소하거나 연료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시동이 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7월부터 판매량이 1천 대 수준으로 줄었다.

거기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혜택 감소의 영향까지 맞물리면서 7월에는 1909대, 8월에는 1717대 팔리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