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들이 철수하는 등 보험업계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보험업황이 한동안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험사들의 ‘손바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수 CEO가 많았던 보험업계에도 새 인물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있다.
 
보험사 주인 손바뀜 지속, 장수 CEO 속속 떠나고 새 인물 등장

▲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와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 보험사들이 잇달아 지분을 넘기고 국내에서 철수하고 금융지주나 토종 대형보험사들이 보험사 인수에 속속 나서고 있다.

최근 진행된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는 교보생명이 참여했다.

악사손해보험은 2000년 설립된 한국자동차보험이 전신이다. 그 뒤 주주구성이 바뀌면서 교보생명이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운영하다가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 품에 안겼다.

이번에 다시 교보생명에 인수되면 13년 만에 원래 주인에게 되돌아가게 된다.

올해 들어 푸르덴셜생명의 주인이 KB금융지주로 바뀐 데 이어 최근 라이나생명보험 매각설도 흘러나왔다. 이에 앞서 메트라이프생명과 ABL생명, 동양생명, AIA생명도 한 차례 이상 매각설에 휘말렸다. 사실상 외국계 보험사 모두를 잠재적 매물로 보는 시각도 널리 퍼져 있다.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은 금융지주나 토종 대형보험사 품에 주로 안기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올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고 2018년에는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오렌지라이프)을 인수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악사손해보험 인수전에도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막판 인수의사를 접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손해보험사를 거느리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손해보험사 매물을 눈여겨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보험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인수후보로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잠재적 매물로 거명되는 이유로 보험업계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생명보험시장은 저금리·저성장·저출산 삼중고를 겪고 있다.

주인이 잇달아 바뀌는 등 보험업계 재편도 빨라지면서 장수 CEO가 많았던 보험업계에도 새로운 인물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만 푸르덴셜생명, DGB생명, DB생명, 라이나생명 등의 대표가 바뀌었다.

푸르덴셜생명에서는 커티스 장 대표가 5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빈 자리는 DGB생명에서 대표를 지낸 민기식 대표가 이어받았다. 민 대표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DGB생명 대표에는 교보생명 출신의 김성한 대표가 올랐다.

DB생명에서도 6년 동안 대표를 맡았던 이태운 사장이 물러나고 김영만 DB손해보험 부사장이 새로 대표로 선임됐다.

라이나생명에서도 홍봉성 대표가 올해 12월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히면서 후임으로 조지은 부사장이 내정됐다. 홍 대표는 2010년 11월부터 라이나생명을 이끌어온 손꼽히는 장수 CEO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도 보험업계 맏형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차남규 전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난해 말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도 3월 회사를 떠났다. 박 사장은 MG손해보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