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해외주식 거래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해외주식부문 강자로 꼽히는데 키움증권 등 경쟁사들이 해외주식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주도권을 지켜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급성장 해외주식 거래 주도권 지키기 위해 고객확보 공격적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 거래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펼치지는 가운데 삼성증권이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최근 다른 증권사에 보유한 1천만 원 이상의 해외주식을 삼성증권으로 옮긴 뒤 11월 말까지 잔고를 유지하면 입고금액에 따라 최대 1천만 원을 지급하는 타사 대체입고 이벤트를 내놨다.

다른 증권사들의 타사 대체입고 이벤트가 30만~300만 원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으로 볼 수 있다.

삼성증권은 7월 신규고객에게 해외주식 수수료를 0.25%에서 업계 최저 수준인 0.09%로 낮추면서 수수료 인하 경쟁의 시작을 열기도 했다. 이후 KB증권(0.07%)과 NH투자증권(0.09%) 등도 해외주식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이 밖에도 해외주식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달러 지원, 환율 우대 적용 등의 이벤트들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삼성증권은 거래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고 해외주식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해외주식부문 강자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각각 613억 원, 501억 원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두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을 더한 금액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전체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2224억 원)의 50%를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들 역시 해외주식 수수료 인하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해외주식부문에 힘을 실으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232억 원), 키움증권(223억 원), NH투자증권(146억 원), KB증권(141억 원) 등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8억1800만 원)보다 무려 1126% 급증했다. 올해 1분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69억 원 수준이었지만 2분기에 15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주식을 매도·매수한 거래대금 규모에서 17조3천억 원으로 삼성증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14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늘었지만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거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대우는 27조9천억 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증권은 일찍부터 해외주식서비스를 강화해 해외주식부문 1위 증권사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해외주식 예탁자산 규모를 늘리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해외주식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삼성증권은 2017년 말부터 2위로 내려앉게 됐다.

아직까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후발 주자들과는 격차를 비교적 크게 벌려두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 해외주식부문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면서 해외주식 거래액은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8월 말까지 국내 투자자가 매도·매수한 해외주식 거래대금 규모는 1049억 달러(약 124조 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해외주식 거래대금 규모인 409억8500달러(약 48조 원)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해외주식부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