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기획재정부에서 해임을 의결하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재정부 아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해임안을 의결하면 법적 대응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구본환 "사퇴 압박 받아, 해임 의결하면 법적 대응"

▲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의 해임 건의에 앞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구 사장은 "9월 초 국토부 고위관계자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갑작스런 자진사퇴 요구를 받았다"며 "이 고위관계자는 바로 나갈 수 없다면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이렇게 다급하게 나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복잡한 직접고용 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 틀을 잡고 스카이72 골프장 문제와 코로나19로 발생한 문제 등을 2021년 상반기까지 해결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안했지만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해임을 건의한 사유를 두고도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보낸 감사결과도 내용은 모르고 제목만 안다"며 "하나는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태풍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이고 다른 하나는 '기관 인사운영에 공정성 훼손 등 충실의무 위반'인데 두 사안 모두 해임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직접고용 논란과 관련해 정부에 서운한 감정을 보이기도 했다. 

구 사장은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으며 몸을 압박해 3개월 동안 통원 치료도 받고 있는데 관계기관에서는 격려나 위로도 없이 해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구본환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제출했다"면서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기획재정부에 해임을 건의했다.

구 사장은 한 직원이 부당한 인사를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이 직원을 직위해제하는 등 직원에게 갑횡포를 부렸다는 의혹과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따라 9월 중순경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구 사장의 해임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