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큰손’ 고액자산가 고객유치에 힘을 쏟으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 한 유동성자금이 넘쳐나고 있는데 고액자산가들을 고객으로 확보해 대규모 유동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로 큰손 고객잡기 '정성'

▲ 미래에셋대우(위) 로고와 한국투자증권 로고.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초고액자산가 고객 특화서비스로 ‘패밀리오피스’를 내놓으며 VIP고객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업체에 버금가는 자산을 보유한 가문이 전용 자산관리회사(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던 데에서 시작됐다.  

골드만삭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단독으로 싱글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고액자산가 고객을 위해 전담 관리조직을 만들고 공동투자기회 등을 제공하며 멀티 패밀리오피스를 제공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가업상속 및 상속자 경영수업 지도, 사회공헌활동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단순 자산관리서비스와 차이를 보인다.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자금을 금융투자상품으로 끌어오기 위한 VIP영업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만큼 패밀리오피스를 도입하는 증권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패밀리오피스를 내놓은 삼성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고액자산가 특화서비스를 재정비하고 조직을 새로 만들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보유 자산규모가 10억 원 이상인 VIP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에셋세이지클럽(Mirae Asset Sage Club)’을 새롭게 내놨다.

자산관리서비스뿐만 아니라 가업 상속, 증여 계획 등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패밀리오피스 솔루션도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블리제클럽’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에도 자산관리와 함께 세무, 부동산, 법률 등과 관련된 VIP고객서비스를 제공했다.

다만 새롭게 내놓은 고액자산가 전용 서비스에는 패밀리오피스 개념을 도입해 상속과 증여 등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전담하는 ‘GWM(Global Wealth Management)전략담당’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패밀리오피스와 가업승계 컨설팅을 전담하는 자산승계연구소도 열었다.

신설된 GWM전략담당 조직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금융상품과 해외 투자는 물론이고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 지원,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이나 증여, 법률과 세무 자문 등이 포함된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의 법인금융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당부분 겹친다.

2019년 2월 문을 연 법인금융센터는 1년6개월 만에 6조2천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국투자증권은 GWM조직을 신설하고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액자산가고객 영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GWM전략부를 주축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승계연구소가 협력해 세무, 부동산, 회계, 글로벌자산배분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업 운영과 후계자 육성 지원 등 가업승계를 위한 기반과 네트워크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