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이 수소충전소사업을 본격화하며 사업 다각화에 더욱 힘을 싣는다. 

강 사장은 정유사업 비중을 낮추고 화학사업 비중을 높여가면서 이익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힘써왔는데 수소충전소사업에서 기존 화학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늘Who] 현대오일뱅크 수소충전소 힘실어, 강달호 사업다각화 박차

▲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11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수소충전소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을 확보하는데 힘쓰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울산을 비롯해 전국에 수소충전소 4개를 운영하고 있다.    

강 사장은 현대오일뱅크의 수소충전소 사업 확대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도 짰다. 

2025년까지 기존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를 활용해 수소충전소 80개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2030년 180개, 2040년 300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정부는 7월 수소경제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2025년 450곳, 2030년 660곳, 2040년 1200곳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정책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도 기존 주유소를 활용한 수소충전소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청사진을 그려왔다”며 “다만 수소충전소사업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 없어 시장상황을 주시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부생수소를 활용한 방식의 수소충전소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부생수소는 특정 생산공정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한다. 현대오일뱅크로서는 생산비용 부담이 없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오일뱅크는 연 30만 톤 부생수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는 부생수소 22만 톤만 생산하고 있는데 30만 톤까지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 현대오일뱅크의 부생수소 생산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난다.

강 사장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중질유 분해설비(HPC)를 짓고 있다. 이 설비는 나프타뿐 아니라 잔사유나 중질유, LPG(액화석유가스)까지 분해할 수 있는 복합설비다.

현대오일뱅크는 중질유 분해설비가 완공되면 화학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도 덤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HPC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영업이익 860억 원 규모의 개선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사장은 여기에 부생수소를 통해 부가적 수익까지 창출하는 길을 수소충전소에서 찾는 것이다.

강 사장은 지난해 HPC공장 건설과 관련해 “HPC 프로젝트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종합 에너지기업 비전을 달성하는 데 역사적 획을 그을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율은 2017년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케미칼뿐 아니라 일본 코스모오일과 함께 만든 합작사 현대코스모, OCI와 만든 합작사 현대OCI 등을 통해서도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원유 정제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나프타를 화학사업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화학사업의 원가를 절감해왔다.

이런 사업 다각화의 성과는 2분기에 나타났다.

2분기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32억 원을 내며 정유4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정유사업만을 놓고 보면 영업손실 186억 원을 냈지만 석유화학사업에서 영업이익 323억 원을 내며 정유사업의 적자를 보전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부의 그린정책을 통해 수소경제가 활성화되면 수소충전소사업의 전망도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