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1년여 만에 해외 대체투자에 다시 나섰다.

상업용 부동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고 유망하다고 평가되는 물류센터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대체투자 재개, 물류센터 투자로 안정 추구

▲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대체투자에서 모험 대신 안정을 선택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고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안방보험과 소송전으로 이미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국의 부동산 개발사 스캔넬프라퍼티가 내놓은 아마존 물류센터 3곳의 매각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물류센터는 인디애나주와 오하이오주, 노스캐롤리나주에 위치한 아마존의 라스트마일(최종 배송구간) 물류센터로 투자규모는 1700만 달러(약 2천억 원)다. 

이 물류센터의 지분 환원율(매입 가격 대비 임대소득 비율)은 5%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가격 대비 수익률이 다소 낮은 편이다.

물류센터는 수요가 많아 다른 영업용 부동산과 비교해 가치 변동성이 크지 않고 재매각 위험도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해외 대체투자 자산 가운데서도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부동산투자 분석회사 CBRE는 '상반기 글로벌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물류센터부문은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강점과 회복성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며 "물류센터를 보유한다면 경기 하강시기에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BRE는 이커머스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유통업자들의 물류보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 등을 물류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꼽았다.

오피스 등 상업빌딩과 비교해 임차인 리스크가 적다는 것도 물류센터의 강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입을 추진하는 애틀란타의 물류센터는 아마존이 2032년까지 고정 임대료상승률 1.5%로 12년동안 임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주로 오피스빌딩과 호텔 등에 집중돼왔는데 그에 따른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등급평가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호텔, 리조트 등 영업용 부동산의 가치저하 가능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고유자산 투자비중이 매우 높아 투자자산 가치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적 해외부동산은 상하이 오피스빌딩,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미국 페어몬트호텔 등이다.

안방보험과 소송전도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두고 올해 4월부터 안방보험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재판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앞서 2019년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미래에셋그룹은 미국 주요거점에 위치한 호텔 15곳을 58억 달러(약 7조1천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안방보험과 진행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출자분은 1900억 원에 이른다. 

대체투자 뿐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국내외 리츠(부동산투자회사)도 물류센터를 편입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8월26일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리츠인 '글로벌X 로지스틱스 J리츠 상장지수펀드(ETF)'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현지 증권사와 합작해 만든 법인 글로벌X 재팬이 처음 내놓은 상장지수펀드다.

8월5일 상장한 국내 미래에셋맵스리츠도 향후 물류창고와 데이터센터 등을 추가자산으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미래에셋맵스리츠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첫 국내 상장리츠로 현재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위치한 광교 센트럴푸르지오시티 상업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