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는 9월에 분주한 나날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밖으로는 한국판 뉴딜을 향한 금융지원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춰야 하고 안으로는 개별적 현안도 산적해 앴다. 
 
[데스크리포트] 9월 기업 동향과 전망-우리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자 중 유일하게 비대면으로 참석했다.

하나금융은 디지털 뉴딜부문에 1조4천억 원, 그린뉴딜 부문에 8조 원 등 모두 10조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10조 원 규모의 뉴딜 관련 금융지원책을, NH농협금융지주도 2025년까지 대출과 투자를 통해 모두 13조8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DLF 중징계 첫 변론기일 앞둬

- 손태승 회장은 9월18일 10시20분 파생결합펀드(DLF)사태 관련 문책경고 취소소송 1차 변론기일을 맞는다, 재판 결과가 이번 임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문책경고와 감봉 등 금융당국 징계 수위가 그대로 확정되면 손 회장은 3년 동안 금융회사 취업을 제한받을 수 있다.

쟁점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에 따라 금융위가 금감원에 은행에 관한 문책경고 권한을 위임했다고 볼 수 있는지, 징계 수위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등이다.

변론기일이 다가올수록 손 회장으로서 긴장할 수밖에 없다.

- 핀테크 혹은 테크핀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금융회사와 통신회사 사이 ‘짝짓기’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협력 파트너는 KT다. 8월19일 KT와 금융·정보통신기술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했는데 앞으로 마이데이터사업에서 우선적으로 힘을 합치기로 했다.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어 우리은행의 마이데이터사업에서 경쟁력 확보하는 데 든든한 우군을 둔 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디지털사업 전반에 걸쳐 함께 한다며 세부적으로 콜센터 운영이나 직원교육에 협력할 정도라고 한다.

손태승 회장과 구현모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만큼 협력범위가 이전 통신사와 금융사 간 협력보다 훨씬 클 수 있어 앞으로 움직임이 주목된다.

◆ 하나금융그룹, 코로나19가 야속하다

- 코로나19 재확산에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종합검사가 미뤄져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시기만 미뤄졌을 뿐이어서 아주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코로나19가 야속하긴 마찬가지다. 9월이 시작되자마자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건물 22층에서 직원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3일 청와대에서 한국판 뉴딜 관련 금융지원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5대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금융권 수장들이 총출동했는데 김정태 회장만 온라인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청와대 방문 명단에서 빠진 것을 두고 직전에 하나은행 본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날 금융지주들은 각각 수십 조 원의 K-뉴딜과 혁신금융 지원방안을 쏟아냈는데 관련 보도자료에는 어김없이 회장들의 청와대 방문 사실을 알렸다. 김 회장이 청와대 방문을 못한 탓인지 하나금융만 예외였다.

- 김정태 회장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함영주 부회장을 비롯한 하나금융 부회장 3인방의 역할과 성과에 관심이 더욱 몰리고 있다.

- 하나금융지주는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에 기대를 품고 있다. 계열사 4곳이나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 신청했는데 금융위에서 40곳 허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계열사가 마이데이터사업 신청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 NH농협금융지주, 옵티머스 펀드에 '울고' 빅히트에 '웃고' 

- 한국판 뉴딜 지원, 집중호우에 이른 연이은 태풍피해 지원 등 중요한 현안도 있지만 NH농협금융지주의 최대 골칫거리는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사태 뒷수습을 하는 일이다.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피해자들에게 투자금 100%를 배상하기로 하면서 NH투자증권의 고민도 커지게 됐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8월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들과 직접 면담을 하며 사태 수습에 힘을 쏟았지만 70% 선지급안으로는 불만을 달래기 쉽지 않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100%를 배상하기도 쉽지 않다.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수 백억 원 단위인 데 반해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은 4천억 원이 넘는 규모다.

두 펀드의 투자자들 성향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 사장으로서는 9월 들어서도 마음이 편치 못하게 됐다.

- 정 사장이 농협 59돌 창립기념식 참석자 명단에 빠진 것을 놓고도 옵티머스 펀드 관련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기념식은 집중호우 피해복구활동으로 대체돼 결국 정 사장의 불참이 두드러지지 않고 넘어갔지만 농협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서 입지가 위태로운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 NH투자증권에 좋은 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공모주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카카오게임즈 상장주관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다음 흥행 기대주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대표주관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0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NH투자증권도 상장 주관실적은 물론 리테일부문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