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하반기부터 대출영업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는데 위험자산이 늘어나는 만큼 케이뱅크 자기자본비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케이뱅크 공격적 대출영업, 이문환 자기자본비율 관리부담도 커져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케이뱅크의 자기자본비율이 은행권 최하위를 보이며 케이뱅크 자본건전성 관리에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케이뱅크가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대출영업을 확대하면 자기자본비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은행권은 코로나19 대출 증가로 자기자본비율이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8월3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6월 말 국내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잠정집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4.53%로 나타났다. 2019년 9월 말부터 3분기째 하락한 것이다.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대출, 외화자산 등이 포함된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계산된다. 자기자본비율 감소는 대출 등 위험자산이 자기자본보다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10.2%로 은행권 가운데 가장 낮은 자기자본비율을 보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감원 발표는 7월 자본 확충이 이뤄지기 전에 집계된 것"이라며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7월 이후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7월 말 BC카드, 우리은행 등이 참여해 약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일시적으로 자본이 크게 늘어나 자기자본비율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행장은 하반기부터 케이뱅크 대출영업을 재개해 위험자산을 늘리고 있는 만큼 자기자본비율 관리에도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앞서 자본확충 길이 막히며 1년 넘게 대출영업을 중단해 왔는데 올해 7월 초 대출상품을 재편하며 대출영업을 재개했다.

'직장인K 신용대출',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슬림K 신용대출', '일반가계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상품을 재정비했다. 

직장인K 신용대출에 대출한도를 1억 원 늘려 2억5천만 원으로 변경하고 슬림K 신용대출에 중도상환 해약금을 면제하는 등 대출영업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더해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하반기 위험자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 이벤트를 통해 수요조사를 실시했는데 1천 명을 선발하는 이벤트에 2만6천 명 이상이 신청했다. 

다만 케이뱅크가 이제 막 대출영업을 재개한 만큼 건전성 관리보다 외형 성장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행법상 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시스템상 주요 은행들은 11.5%, 일반은행은 10.5% 이상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지 않으면 시정조치를 받는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자본규제 특례’를 부여받고 있어 2023년부터 10.5% 기준이 적용된다. 

대출 확대를 통해 외형을 먼저 성장시키고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설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 “케이뱅크가 대출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 향후 자기자본비율은 지속해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1년 만에 영업을 재개한 만큼 건전성 관리보다는 외형 성장이 더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