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가 정부의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방안에 힘입어 해외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콘텐츠, 의료∙헬스케어, 에듀테크, 디지털서비스, 핀테크, 엔지니어링 등을 6대 유망한 K-서비스산업으로 지정하고 2023년까지 4조6천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K-서비스 해외진출 지원정책에 힘받아

▲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 로고.


27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6대 유망 서비스산업 가운데 문화콘텐츠 분야는 제작과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펀드를 별도 조성해 1조 원 이상 추가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무역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2024년까지 1조 원 이상의 문화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과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 더해졌다.

최근 글로벌 무역 트렌드가 제품 위주에서 '제품+서비스'로 확장되고 드라마, 게임 등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의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출지원정책의 보강 필요성을 절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정책자료에 따르면 비대면 솔루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 자금지원 확대, 트랙레코드 확보지원, 준비부터 현지화까지 진출 단계별 지원 고도화 등 기업들이 해외사업 진행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자금과 정책적 지원을 집중한다.

정부가 한류와 K-방역으로 국가위상이 높아진 상황이 서비스산업에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2025년에 서비스산업 10대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기업, 시장, 인프라 지원체계 혁신에 나선 것이다.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가 해외사업 확대에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초로 드라마스튜디오 체제를 확립하며 투자, 기획, 개발, 제작, 배급, 유통까지 드라마사업의 모든 프로세스를 직접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2020년 7월 기준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넷플릭스 상위 10위 안에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더킹: 영원의 군주’, ‘슬기로운 의사생활’,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이 오르기도 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작가, 연출, 감독 등 창작자만 230명가량 보유하고 있는데다 자회사로 드라마 제작사 4개와 미국 법인을 두고 있어 해외사업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높은 수준의 제작역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플랫폼 다양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9년 넷플릭스와 보급계약을 맺어 2020년부터 3년 동안 작품을 최소 21편 이상 공급하기로 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텐센트와 아이치이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시장으로 진출하면서 한국 콘텐츠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며 “스튜디오드래곤은 2020년 하반기에 중국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에 오리지널 드라마를 최소 1편 공급하기 위한 과정에 있고 웹툰 원작 ‘스위트홈’도 공개될 것으로 예정돼 해외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이콘텐트리도 ‘스카이 캐슬’, ‘보좌관’,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 드라마를 국내외에서 연이어 성공시키며 ‘드라마시장의 공룡’으로 불리고 있어 정부의 콘텐츠산업 지원 방침에 따른 해외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에서 국내 제작 드라마의 높은 인기가 더 가시화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넷플릭스는 세계 가입자가 1억5천만 명에 이르는 글로벌 1위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다.

제이콘텐트리는 2019년 4월 드라마∙영화 제작사 ‘필름몬스터’ 등을 인수해 콘텐츠 ‘투자-배급-제작-상영’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종합스튜디오체계를 구축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가 기획∙투자∙제작∙유통을 모두 담당한 드라마 ‘스카이 캐슬’과 ‘부부의 세계’는 각각 23.8%, 28.4%로 두 작품 모두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을 보유해 국내에서 충분한 역량을 입증했다”며 “넷플릭스와 3년 동안 20편 수준의 드라마 동시방영 공급 및 해마다 3편가량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역량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제이콘텐트리가 넷플릭스와 체결한 보급계약은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넷플릭스와 계약한 규모와 비교해 유사한 수준이다.

제이콘텐트리는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일본에서 회당 판권이 과거보다 20~30% 올랐다는 점에서도 해외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4월 기준 일본 판권 매출 20억 원”이라며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협상중”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7월 서울시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코로나19 이후 콘텐츠를 말하다’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장은 이날 포럼에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는 두지만 대중 밀집장소가 아닌 집이나 개별 공간에서 즐기는 비대면 콘텐츠 소비는 오히려 활발해지고 있다”며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산업에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 비즈니스센터가 1월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K-콘텐츠 미국시장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 시청기간이 5년 이상이 넘는다'는 답변이 58.2%를 차지했다. 아시아 주요 6개나라(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의 콘텐츠시장 규모는 2021년까지 10%가량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