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를 든든한 우군으로 뒀지만 모든 일에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서로 지분을 보유하며 이해관계인으로 분류될 수 있는 탓에 네이버가 주주로 있는 회사의 기업공개에 주관사로 참여할 수 없다.
 
미래에셋대우에게 네이버는 든든한 우군,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27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네이버와 협력해 테크핀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네이버통장 이후 아직 구체적 결과물이 나오진 않았지만 네이버와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며 “제휴를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협력해 6월 ‘미래에셋대우CMA 네이버통장’을 내놨다. 네이버통장은 네이버페이와 미래에셋대우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연동한 상품이다.

네이버페이 이용자가 약 19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미래에셋대우는 신규계좌 개설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기술력을 활용해 테크핀영역에서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로서는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일컫는 테크핀 분야에서 든든한 우군을 둔 셈이지만 네이버와 엮여있는 지분관계 때문에 이해관계인으로 분류되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가 이해관계인의 상장주관을 맡는 것은 ‘불건전한 인수행위’에 해당된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017년 지분 상호교환을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1%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1%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 따라 이해관계인으로 분류되고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가 투자한 회사의 기업공개를 주관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 네이버의 비상장 자회사는 모두 43곳이다. 연결대상 회사는 아니지만 투자목적 등으로 네이버가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회사는 70곳을 넘는다.  

SK텔레콤 계열사인 원스토어도 네이버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 가운데 하나다. 네이버는 원스토어의 지분 27.70%를 보유한 2대주주다.

원스토어가 최근 기업공개를 추진하며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주요 대형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는데 네이버와 지분관계가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요청서를 받지 못했다. 

반면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미래에셋대우의 경쟁상대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은 요청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원스토어는 국내 통신3사와 네이버가 협력해 내놓은 토종 애플리케이션 장터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며 2016년 출범 이후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낸 만큼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장 후 원스토어의 시가총액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스토어의 상장주관을 맡으면 적지 않은 주관실적을 쌓을 수 있는데도 미래에셋대우는 참여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 네이버가 자회사 기업공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미래에셋대우의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웹툰 등 자회사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며 기업공개를 추진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자회사로 독립하는 것은 기업공개를 고려한 것”이라며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간다면 적절한 시점에 기업공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네이버가 70%, 미래에셋대우가 30%를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