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건설사 도약'이라는 목표를 위해 롯데그룹의 사업기반이 단단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 취임 뒤 국내 주택사업 위주로 롯데건설의 성장을 이끌었는데 최상위권 건설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해외사업을 키울 필요가 있다.
 
롯데건설 이제는 해외로, 하석주 롯데 기반 단단한 베트남 공들여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26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이 베트남 호찌민 도시철도관리위원회와 투자를 논의하는 호찌민 지하철 5호선 2단계 공사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호찌민 지하철 5호선 2단계 공사는 지상 5.8km와 지하 8.8km에 지하철 5호선과 차량기지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2조5천억 원에 이른다.

시공사 컨소시엄에는 롯데건설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과 달리 롯데건설은 해외사업 경험이 많지 않지만 베트남에서 롯데그룹의 사업기반이 단단한 점이 호찌민 지하철 5호선 공사 참여를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베트남에서 유통업을 중심으로 지속적 투자를 해왔다. 이에 발맞춰 롯데건설도 롯데몰 하노이 복합쇼핑몰 건축사업, 6성급 호텔 공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사업 경험이 많지 않은 롯데건설로선 롯데그룹 사업기반을 배경으로 삼을 수 있어 베트남을 해외사업 확대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그룹 차원에서 시행하는 베트남 호찌민 에코스마트시티 조성사업에도 참여한다.

이 사업은 호찌민 투티엠 지역에 2조6400억 원 규모의 상업시설, 업무시설, 주거시설을 짓는 공사로 2021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롯데자산개발이 사업을 총괄하며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다만 세계적으로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이 해외사업 확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베트남에서도 4월16일 이후 100일 만인 7월 말 지역감염이 다시 발생한 뒤 24일에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섰다.

현재 베트남으로 들어가는 입국자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서 14일 동안 격리돼야 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직원들의 현지 적응을 위한 법률 교육 등을 계속 진행하는 등 해외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로 해외사업의 포괄적 계획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베트남 사업장에서 코로나19로 공사가 중단된 일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하석주 사장은 최상위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롯데건설의 해외사업 비중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며 롯데건설의 성장을 이뤘다. 롯데건설 주택매출은 2017년 2조7894억 원이었는데 2019년 3조219억 원으로 늘어났다.

롯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8위를 차지하는데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롯데건설은 2019년 전체매출에서 해외사업 비중이 4.4%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GS건설은 주택사업에 강점을 보여 국내사업 비중이 높은 편인데 2019년 전체매출에서 해외사업 비중이 29.5%를 차지하고 있다.

하 사장이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한다면 수익구조를 다양화를 통해 롯데건설의 안정적 성장에 힘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미래시장 개척의 해가 돼야 한다"며 "글로벌 건설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수익과 내실 강화에 중점을 둬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 사장은 2018년 1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베트남 롯데몰하노이, 호찌민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지 현장을 방문해 사업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8월 초에 글로벌 인재양성을 목표로 해외 인력관리 가이드북을 내놓는 등 글로벌 종합건설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발판을 다지고 있다.

특히 7월에는 베트남 현지 건설관리자들을 위한 베트남어 교재를 만들어 현장과 관련 부서에 배치해 베트남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