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자회사 자이메카닉스를 세워 엘리베이터사업에 새로 진출한다.

GS건설은 베트남 냐베 신도시에 자이메카닉스의 엘리베이터를 공급해 실적을 쌓은 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베트남에서 엘리베이터 실적 쌓은 뒤 국내 진입하는 길 찾아

▲ 허윤홍 GS건설 사장.


18일 GS건설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와 오티스, 티센크루프 등이 과점하고 있는 국내 엘리베이터시장 공략에 앞서 베트남시장에서 먼저 사업실적을 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GS건설은 신사업으로 사업비 규모가 10조 원에 이르는 베트남 냐베 신도시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곳에 자이메카닉스의 엘리베이터를 도입하면 품질 평판과 제품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냐베 신도시 조성사업은 호찌민 7군 지역 3.5㎢에 걸쳐 6만8000여 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를 짓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엘리베이터 공급 실적을 단번에 끌어올리는 일이 가능하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메카닉스의 엘리베이터를 바로 국내 자이 브랜드 아파트에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베트남 냐베 신도시부터 먼저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대규모 사업수행을 위한 인력확충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자이메카닉스는 7월27일 사업자 등록을 완료한 뒤 바로 12일까지 엘리베이터 영업팀장 경력직 채용절차를 진행했다. 기술인력들의 모집은 이미 대규모 엘리베이터 사업을 진행할 만큼 규모를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2018년 말부터 엘리베이터와 관련해 하드웨어부문과 소프트웨어부문에서 모두 전문인력을 모으고 있었다.

올해 3월에는 엘리베이터부문에서 전자기기가 특정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엠베디드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가를 모집하기도 했다. 

이 점을 놓고 건설 및 엘리베이터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정보통신기술과 융복합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지난해 말 GS건설은 자회사 자이에스앤디와 함께 자이 인공지능 플랫폼을 내놓으며 스마트홈 구축에 나섰는데 GS건설이 자이 인공지능 플랫폼와 자이메카닉스의 엘리베이터를 연동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할 수 있다.

GS건설 다른 관계자는 "자이메카닉스는 이제 사업자 등록을 마친 단계"라며 "자이 인공지능 플랫폼 연동과 같은 세부 사항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GS건설이 엘리베이터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시선도 있다.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 등 4개 업체는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의 하도급제한을 위반한 것이 적발돼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승강기 유지관리사업과 관련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점유율 상위 4개 회사의 2019년 기준 승강기 신규설치 시장 점유율은 83.5%, 승강기 유지관리시장 점유율은 56.3%에 이른다. 기존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정부 제재를 놓고 행정소송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GS건설로서는 현재 시점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에 앞서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2019년 10월21일부터 12월6일까지 정부 합동조사를 통해 엘리베이터 대기업이 2013년부터 승강기 유지관리업무를 중소 협력업체에 편법·탈법적으로 하도급해온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12월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에 문제점이 발견된 승강기 4개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1기 신도시 등에서 엘리베이터의 교체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점도 GS건설의 엘리베이터시장 진출을 결정하도록 했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국내 엘리베이터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유지보수를 포함해 약 3조5천억 원가량으로 파악되는데 설치 대수 기준으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