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가 마이데이터사업을 상호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추진한다.

농협의 특성을 살려 농업과 금융이 결합된 금융데이터를 제공해 농촌지역 등 금융소외지역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상호금융 마이데이터사업 추진, 이재식 농업과 금융 결합 청사진

▲ 이재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


12일 농협상호금융에 따르면 이재식 대표는 농협 본연의 목적을 고려해 농업과 농민에게 특화된 금융데이터 제공을 마이데이터 사업의 방향성으로 삼았다.

농협상호금융이 보유한 조합원 영농정보와 산지에서부터 소매를 아우르는 농산물 유통정보 등을 활용해 농업·농촌 및 지역경제와 관련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마이데이터사업의 구체적 방향으로 농민들에게 영농 수입·지출 분석서비스 제공, 영농정보를 활용한 금융상품 가입이나 신용등급 상향방안 제공 등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재식 대표는 7월30일 ‘상호금융 디지털전환 전략 추진현황 보고회’에서 “농협이 지니고 있는 강점과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농민과 지역 서민 등이 디지털환경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협상호금융이 마이데이터사업에 진출하면 주고객층인 농업인과 고령층 등이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해 최적의 금융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데이터 사각지대인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에 데이터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상호금융은 적은 지점을 운영하는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농업·농촌 금융서비스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농협상호금융의 군지역 지점 수는 1291개로 전체 지점 4772개의 27%에 이른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은행·증권·카드·보험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각종 정보를 금융소비자에게 통합해 제공하고 이런 고객정보와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러 금융기관이 신용정보관리를 하고 있지만 신용정보법이 개정됨에 따라 앞으로 허가를 받은 곳만 마이데이터사업을 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4일까지 마이데이터사업자 예비허가 사전신청을 받은 뒤 심사에 들어갔다. 상호금융권에서는 농협상호금융만이 유일하게 사업자 신청을 내 통과 여부에 시선이 모인다.

이번 신청에는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소속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NH농협금융그룹에서는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각각 신청을 했다. 

금융회사 이외에 네이버파이낸셜을 비롯한 핀테크, 빅테크기업들도 신청을 했다.

예비허가 사전신청을 한 기업들은 60여 곳으로 이 가운데 20개 기업이 선정될 것을 전망된다. 심사 결과는 10월경 나온다.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사업자를 균형 있게 선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 대표는 마이데이터사업자 선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 카드사 등 전통적 금융기관을 위주로 선정하면 혁신금융을 추진하는 취지가 약해질 수 있고 핀테크, 빅테크기업들만 대거 선정되면 금융권이 역차별이라고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호금융권에서는 농협상호금융이 유일하다는 점도 사업자 선정에 가능성을 더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