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삼호가든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고급 아파트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은 부산 도시정비사업에서 상징성이 큰 곳인 만큼 배 대표는 지방에서 처음으로 아크로를 꺼낼 만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림산업 '아크로' 부산에 등장할까, 배원복 해운대 재건축 수주 온힘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9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 입찰제안에는 아크로를 적용하는 방안이 담길 수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조건만 맞춰진다면 지방에서 처음으로 아크로를 적용할 수 있다”며 “아크로는 분양가 등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 등이 변수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아크로를 서울 강남권과 서울숲 인근 등 국내에서 가장 사업성이 높은 지역에만 적용해왔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를 포함해 잠원 ‘아크로 리버뷰’, 성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은 국내에서 가장 시장가치가 높은 아파트들로 여겨진다. 

배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데 취임 뒤 실거주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세계 최고급 주거환경 흐름을 반영해 아크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강남권과 용산구 한남동 이외 사업지에서는 아크로 브랜드를 제안한 적이 없다. 

그런 배 대표가 우동1구역에 아크로 브랜드를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사업성이 좋은 데다 앞으로 부산 도시정비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1104-1 일대에 들어선 삼호가든아파트 1076세대를 허물고 아파트 13개동 1476세대를 세우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080억 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부산 부촌인 해운대 우동에서도 가장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사업성이 보장된 곳이라고 도시정비업계는 보고 있다. 

삼호가든아파트는 부산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과 바로 인접해있고 단지 안에는 강동초등학교가 있어 주변 아파트 가운데서도 시세가 높은 편에 속했다.

최근에는 재건축사업이 구체화되며 가격이 더욱 높아졌다. 3.3㎡당 3천 만원이 넘는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주변에 건축연한이 비슷한 아파트의 2배 수준이다. 

우동1구역을 시작으로 해운대 우동지역에서 도시정비사업이 잇달아 있다는 점도 배 대표가 수주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로 꼽힌다. 

우동1구역에서 배 대표가 아크로를 내세운 랜드마크 단지를 세우게 되면 이어질 우동2~3구역 재건축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 한강변 ‘아크로벨트’ 형성에 관심을 보였는데 우동1구역 수주를 시작으로 부산 대표 부촌인 해운대 우동에 이와 비슷한 ‘아크로타운’을 세울 수도 있는 셈이다.

당분간 서울 지역에서 나올 도시정비사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배 대표로서는 부산을 비롯한 광역시의 사업성 좋은 도시정비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해운대 부동산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림산업이 아크로를 적용했을 때 수주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삼호가든아파트 소유자들이 가입한 부동산 온라인 카페에서도 ‘희소성 있는 아크로가 들어오면 좋겠다’, ‘지방 최초인 아크로를 활용해 독보적 단지로 가야 한다’ 등 아크로가 적용되길 바라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운대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재건축 뒤 가치를 고려하면 부산에도 이미 많은 기존 브랜드보다는 지방 최초인 아크로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삼호가든아파트 소유자들에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참여한다면 배 대표가 아크로를 사용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동1구역 재개발사업은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도시정비사업장”이라며 “수주전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은 최근 재건축조합 설립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하반기 안에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