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가 상반기 카드업계 순위 하락을 겪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삼성카드 경영을 맡았는데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을 보여줄 것을 기대받았다. 김 대표는 정부의 개인정보 규제완화에서 성장발판의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금융일류화팀 거친 김대환, 삼성카드 빅데이터 궤도 진입 힘실어

▲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부사장.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개정 데이터3법에 따라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로 상권을 분석해 가맹고객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비즈인사이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3법 시행으로 개인이 제공한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기업들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등을 내놓을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다. 기존보다 고도화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서비스 활용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취임해 조직개편을 통해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확대하며 마이데이터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게 됐다.

삼성카드는 카드사 중에서도 데이터3법 시행과 관련한 기대가 가장 큰 곳이다. 삼성생명 등 그룹 금융계열사와 협업이 가능해 데이터 사업의 상승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김 대표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김 대표는 미래전략실에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전반의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김 대표는 1월 장수 최고경영자(CEO)였던 원기찬 전 사장의 후임으로 삼성카드 사장에 발탁됐다.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삼성카드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김 대표의 상반기 성과는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업계 순위 하락이 뼈아팠다.

삼성카드는 1분기 카드시장 점유율 17.67%를 차지해 2위 자리를 KB국민카드(17.71%)에 넘겨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근소한 차이지만 KB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 확대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눈에 띄게 둔화해 역전된 순위가 굳어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게다가 4위 현대카드의 추격도 만만찮아 3위 수성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아졌다.

상반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깜짝실적’을 냈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순이익 2226억 원을 내 2019년 상반기보다 16.0% 늘어났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은 1105억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2% 급증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침체된 업황 속 불황형 흑자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카드사업 취급고 자체는 60조50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 줄어들었다.

삼성카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업종·면세점·놀이공원·영화관 등의 매출이 줄어들며 관련 마케팅비용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김 대표가 정부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에 적극적 마케팅으로 발빠르게 대처한 것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 초기에 삼성카드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커피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금융당국의 마케팅 자제 권고로 조기에 중단하기는 했으나 재난지원금 선점효과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는 상반기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던 만큼 마이데이터사업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를 놓고 “마이데이터산업 허용 등 정부의 빅데이터 활성화정책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빅데이터산업이 활성화되면 카드업체는 금융회사 중심에서 데이터서비스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