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자회사인 진에어와 한진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한진칼의 재무상태는 올해 들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진에어와 한진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필요한 800억 원 규모의 자금 확보방안이 주목된다.
 
한진칼, 진에어 한진 유상증자에 참여할 800억 규모 어떻게 마련할까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7일 항공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진에어와 한진의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자회사의 자산을 처분하거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칼이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어 1092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약 536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한진 지분 23.62%를 들고 있어 한진의 1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22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진칼은 그룹의 핵심인 항공계열사들이 일본여행 자제움직임과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으면서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한진칼의 당좌비율은 100% 이하인 96.66%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당좌비율이 100% 미만이 되기 시작하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빚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해 재무 안정성이 우려되는 수준으로 평가한다.

한진칼은 약화된 재무구조 때문에 7월 대한항공이 1조1269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할 때에도 자금 마련에 고심했다. 결국 인수대금 가운데 3천억 원을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항공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이번에도 자금조달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 진에어와 한진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진칼이 자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먼저 자회사의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이 꼽힌다.

실제로 한진칼은 미국 와이키키리조트호텔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와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와이키키리조트호텔 지분의 매각 거래규모를 약 1억 달러(약 120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칼은 와이키키리조트 호텔 지분매각과 자회사의 유상증자는 관련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한진칼 관계자는 “와이키키리조트호텔 지분 매각은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지 진에어나 한진의 유상증자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안도 유력하게 떠오른다.

한진칼의 종속회사인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 및 신관과 인하국제의료센터 등을 소유하며 사무실 임대와 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정석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가 1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이 부동산들을 담보로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또다른 방안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꼽힌다.

한진칼은 정관에서 이사회 결의만으로 발행주식총수의 30%를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칼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 주주연합(주주연합)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관련해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주주연합은 올해 4월과 5월 한진칼에 2차레에 걸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자금 조달이 어려우면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적이 있다.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진에어와 한진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