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필리핀 수알 석탄화력발전소사업에 참여할 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국내외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석탄화력발전소사업이 환경보호를 위한 신재생에너지발전 확대에 역행하는 사업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필리핀 석탄화력발전사업 국제적 환경이슈 될까 부담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2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필리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국제적 환경이슈가 될 수 있다. 

필리핀 수알 석탄화력발전소사업은 필리핀 팡가시난주의 수알시에 1GW급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한국전력은 20억 달러(약 2조4천억 원)를 수알 석탄화력발전소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필리핀 현지매체인 ‘선데이펀치’가 7월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수알의회에 투자계획을 제출했고 필리핀 환경부에 환경평가 등을 신청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필리핀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업 입찰 자체가 연기되고 있지만 관련 부서를 통해 현지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환경단체는 물론 글로벌 환경단체까지 수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나서 사업 진행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필리핀 현지 환경단체인 ‘세이브수알무브먼트(SSM)’와 ‘필리핀기후정의운동(PMCJ)’은 7월 온라인상에서 가상집회를 열고 한국전력의 수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다.

세이브수알무브먼트는 페이스북을 통해 “1996년부터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의 연기와 오염으로 주민들이 고통과 건강문제에 시달렸다”며 한국전력의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게다가 유럽 환경단체에서도 한국전력의 수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포함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한국전력을 한층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로렌스 투비아나 유럽기후재단 대표는 1일 국내 언론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국전력이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규 석탄화력발전 건설 계획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과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한국전력은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이 국제적 환경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수알 석탄화력발전소를 놓고 국제 여론이 악화하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초초임계압 등 최신 기술을 석탄화력발전소에 적용하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수알 발전소의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다. 

초초임계압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일부 선진국만 가진 기술로 발전소 터빈을 돌리는 증기의 압력과 온도를 높여 석탄 사용을 줄임으로써 미세먼지를 액화천연가스발전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한국전력의 설명이다.

한국전력은 2006년 초초임계압 기술로 당진 석탄화력발전소의 5호기와 6호기를 건설하면서 관련 기술력을 확보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현지 코로나19 확산상황과 국내외 여론을 종합해 수알 석탄화력발전소사업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