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3인 부회장체제가 100일을 훌쩍 넘으면서 역할이 선명해지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3월 함영주, 이진국, 이은형 부회장 3인체제를 꾸렸는데 상반기 실적과 사업에서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김정태의 하나금융 '3인 부회장체제', 함영주 이진국 이은형 성과 보여

▲ (윗줄 왼쪽 시계방향으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 이은형 부회장.


29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 이익 30%, 글로벌 비중 40%, 은행 이익 1위, 브랜드 신뢰도 제고 등 4대 전략목표를 달성할 목표를 세워뒀는데 이런 큰 그림을 그리는 데 함영주, 이진국, 이은형 부회장이 각자 맡은 부문에서 성과를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함 부회장은 경영관리 부문을 이끌며 지주 차원의 전략기획, 재무기획 등을 총괄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함 부회장이 사업부문을 맡고 있지 않지만 계열사 시너지 창출, 비은행 강화 등과 관련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순이익 등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하나금융지주가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둔데 함 부회장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함 부회장은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을 겸임하며 다문화가족 지원, 장애인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국내사업을 이끄는 이진국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비은행부문 강화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비은행부문에서 순이익 4079억 원을 내며 비은행부문의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 투자금융(IB), 자산관리(WM) 등에서 지주 계열사인 하나은행 등과 시너지를 내며 순이익 1725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글로벌부문에서 순이익 1695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667억 원 늘었다.

다만 하나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1조3446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에 불과해 김 회장이 세운 목표(40%)를 달성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어 이 부회장의 역할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이은형 부회장은 올해 3월 말부터 하나금융지주의 해외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앞으로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김 회장은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과 해외사업에서 협력관계를 맺는 등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자회사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글로벌전문가인 이은형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상반기 순이익 576억 원 거뒀다.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배가량 늘었지만 2018년 상반기 순이익 544억 원을 회복한 수준이다.

이은형 부회장은 중국 지린대 석·박사를 거쳐 베이징대 고문 교수,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을 지내는 등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말 함영주, 이진국, 이은형 3인 부회장체제를 통해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끝나기 때문에 함 부회장을 포함한 3인 부회장이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계구도와 관련해 더욱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