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가 소상공인 대출을 중심으로 리테일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IT) 및 핀테크기업 등과 협업이 이뤄지면서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만희, 미래에셋캐피탈 리테일 확대에 네이버 우군 확보해 '순풍'

▲ 이만희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과 네이버파이낸셜이 협업해 하반기에 대출상품을 내놓기로 하면서 미래에셋캐피탈 리테일부문 성장의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는 28일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하반기에 중소상공인 등 금융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체개발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바탕으로 매출이력이나 매장이 없어도 대출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뼈대로 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캐피탈은 네이버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스마트스토어' 창업자를 대상으로 대출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네이버페이 가맹점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플랫폼기업과 첫 협업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기존 금융권 대출시스템에서 소외돼 왔던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소상공인 등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에 주목해왔다.

핀테크 기술을 통해 대출문턱을 낮추고 이들로부터 중금리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월 미래에셋캐피탈은 NICE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NICE비즈니스플랫폼를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금 유동성을 위한 금융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6월에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하고 9월 안에 개인과 소상공인 대출심사 업무를 위탁하기로 했다.

지정대리인제도는 정보통신기업이 금융회사로부터 핵심업무를 2년 동안 위탁받아 혁신적 아이디어를 시범운영해볼 수 있는 제도다. 

이에 앞서 2019년 4월에는 네이버와 함께 온라인쇼핑몰 판매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결제대금 지급을 10일 이상 앞당겨주는 금융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중소상공인의 온라인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네이버와 선정산서비스를 개발했다”며 "미래에셋캐피탈은 앞으로도 소상공인을 위한 구매자금대출, 사업 운용자금 신용대출상품 등을 출시해 중소상공인들의 사업활동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17년 12월 리테일금융을 담당하는 데이터금융본부를 신설하고 2018년 11월 이만희 공동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소매금융 강화를 추진해왔다.

이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시절 ‘영업 전문가’로 활약하며 미래에셋증권의 리테일금융을 크게 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3년 안에 리테일금융 비중을 기업금융만큼 끌어올려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을 균형 있게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현재 미래에셋캐피탈의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의 수익비중은 약 7대 3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도 하고 있는데 리테일부문 확장에 힘입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5월 기준으로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34.32%를 보유하고 있고 가족회사 등 동일인 측 지분까지 모두 더하면 지분율은 84.87%다.

박 회장은 의사결정구조, 규제 등 문제로 지주사체제를 피하고 각 계열사의 책임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금융지주법에 따르면 자회사들의 주식가액 합계가 총자산의 50% 이상이면 금융지주사로 전환해야한다. 이에 더해 미래에셋캐피탈과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의 150%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캐피탈은 캐피털회사 본업을 키워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최근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20년 상반기 1200억 원이 넘는 미래에셋대우 주식을 매입해 2019년 말 기준 17.17%이었던 지분율을 6월8일 기준 23.87%로 끌어올렸다.

자회사 주식매입 규모가 2018년 200억 원, 2019년 500억 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최근 매입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