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이스타항공이 매각 무산 이후 고용불안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을 내놓아야 정부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인수합병이 결렬되면서 이스타항공은 경영 정상화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는 만큼 항공산업 파장이 우려된다”며 “이스타항공은 플랜B를 조속히 검토 및 추진해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고 직원들의 동요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국토부 "이스타항공이 고용불안 해소 새 계획 내야 정부 지원도 검토"

▲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무산 등 항공산업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스타항공을 지원하기 위해선 이스타항공이 먼저 대안을 제시해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이스타항공에서 플랜B를 제시하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할 때 돕는 순서로 진행하겠다”며 “플랜B는 이스타항공이 발표해야할 부분이라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타항공의 플랜B 추진상황을 살펴보면서 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 특히 고용안정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금채권 보장기금을 통해 체당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들었다.

체당금은 회사가 도산해 임금 및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하고 퇴사한 근로자에게 국가가 임금채권 보장기금을 통해 지급하는 3개월분의 임금, 휴업수당, 퇴직금 등을 말한다.

김 실장은 “다만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를 신청해야하고 고용 관련 기관이 이를 인정해줘야 한다”며 “또 직원들이 퇴직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건 가장 마지막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항공업 인수합병을 위해 힘썼지만 결렬됐다며 안타까움도 표시했다.

김 실장은 “국토부는 실무 단계에서 임금체불을 해소하는 방안, 미지급금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안, 인수 성사 때 정부의 추가 금융 지원 등 두 회사의 의견을 좁히는 역할을 해왔다”며 “6월 이후만 해도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6번 만났으며 이 외에도 수시로 유선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조언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산업의 경쟁체제 강화를 위한 산업 발전을 위해 인수합병 추진을 환영하며 다양한 지원을 해왔지만 이런 노력에도 인수합병이 최종 결렬된 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 실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스타항공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진행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항공업 전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실장은 “항공사가 파산·폐업에 이르게 되면 국토부가 지원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 “일단은 코로나19가 잘 관리되고 있는 베트남 대만 등에 선별적으로 운행이 재개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비용 항공사(LCC)의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기간 연장 문제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할 것”이라며 “항공사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반기에도 산업은행이나 재정당국 등 관계부처의 협조를 최대한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