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부동산개발사업자(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부동산개발사업을 통해 단순 도급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던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 디벨로퍼로 성장 가능성 확인, 최광호 체질 바꾸기 매달려

▲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올해 들어 부동산개발 관련 업무협약, 교육 등을 잇달아 진행하는 것을 놓고 사업구조 변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내외에서 복합개발사업을 진행하며 디벨로퍼로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 관련한 역량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복합개발사업은 아파트와 근린상가에 더해 문화, 레저, 업무, 상업시설 등을 함께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한화건설은 글로벌 부동산 종합기업 존스랑라살(JLL)의 한국지사와 부동산 개발사업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MOU) 16일 맺으며 부동산개발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존스랑라살은 세계 80여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부동산 종합기업으로 꼽힌다. 

협약식에 참석했던 김만겸 한화건설 개발사업본부장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한화건설의 복합개발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1월에는 개발사업에 잔뼈가 굵은 피데스개발의 최진호 실장을 초청해 한화건설 임직원을 대상으로 부동산개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최광호 사장이 부동산개발 사업을 이전보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며 "도급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개발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최광호 사장은 최근 부동산개발사업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3일 9천억 원 규모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를 놓고 건설업계에선 한화건설이 개발사업에 강점을 지닌 HDC현대산업개발과 경쟁에서 승리하며 개발사업 하나를 따낸 것 이상의 의미를 얻었다는 시선이 나왔다.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사업비 9000억 원 규모로 주거, 판매, 업무, 문화, 숙박 등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부지에는 69층 규모의 ‘포레나’ 브랜드 아파트도 들어설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건설이 힘을 주는 프레나 브랜드 가치 강화작업이 복합개발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한화건설은 최근 포레나 아파트 외관 차별화, 안전도어 개발, 우아한형제들과 배달로봇 업무협약 등 활발하게 포레나 브랜드 가치 강화에 힘써왔다.

최광호 사장은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에 앞서 지난해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이 미래 먹거리로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를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은 1단계 사업비만 1조8천억 원에 이르는 등 개발사업은 규모가 크고 수익성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장은 해외에서는 도시개발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개발사업은 복합개발사업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개발 규모가 커지면서 인프라 등 제반시설도 함께 만드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12월 미국 개발사업 진출 위해 현지법인을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건설은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처럼 주택사업과 토목사업을 합친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개발사업과 관련해 미국에서는 법인을 만든 초기 단계"라며 "미국 법인에서 성과가 나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화건설은 2019년 10월에는 베트남 빈증신도시 개발사업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해외 도시개발에서 경험을 다졌다.

빈증신도시 개발사업은 베트남 호찌민 북쪽 25km에 있는 부지에 행정타운, 산업단지, 금융센터 등을 짓는 사업이다. 2022년 완공이 이뤄지면 50만명 이상의 거주자와 근로자가 생활하는 도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건설에서만 40년 경력을 가진 최광호 사장은 주요 건설사 전문경영인 가운데 한 곳에서 가장 오래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사장은 이라크 비스야마 도시개발사업을 정상화한 공로로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에 올랐다. 이후 임기를 세 번 더 연장하며 건설업계 대표적 장수 대표이사로 꼽힌다.

최 사장이 40년에 이르는 풍부한 경험과 장수 CEO로서 안정감을 바탕으로 개발사업을 주요 먹거리로 점찍었을 것이라고 건설업계에선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