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설계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잇달아 도입해 플랜트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플랜트 인프라부문의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에 따라 나올 플랜트 수주를 따내기 위한 대응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인공지능 도입해 코로나19 뒤 해외수주 경쟁력 키워

▲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15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건설업계에서 처음으로 플랜트분야의 인공지능 기반 자동설계시스템 개발과 특허출원을 마친 것을 계기로 인공지능 기술을 지속해서 플랜트 설계에 추가해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을 마쳤다고 발표한 인공지능 기반 자동설계시스템은 플랜트 철골구조물에 적용되는데 3~4일 걸리던 1개 동의 설계작업을 10분 안으로 줄일 수 있다. 설계비용도 20% 절감한다.

플랜트사업에서 철골구조물은 대형 컴프레서, 펌프 등 외부환경에 민감한 기계를 실내에서 운영하기 위한 핵심시설물을 말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으로 ‘2차원 도면 3차원 모델링 자동 변환’, ‘배관·케이블 루트 자동 설계’, ‘전 공종 도면 자동화 설계 및 물량 산출’ 등 인공지능에 기반한 플랜트 설계시스템을 추가로 계속해서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플랜트 설계 전반에 인공지능 기반 자동설계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기술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며 "설계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시공의 전체 효율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 국내 건설사 전체 해외수주금액 가운데 16% 수준에 이르는 36억8천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을 만큼 해외플랜트사업에 강점을 지닌 건설사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해외플랜트사업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체 플랜트부문 가운데 80%가량이고 전체 매출 중에서도 30%가 넘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1분기 플랜트부문에서 연결기준 매출 7579억 원을 올려 2019년 같은 기간 8036억 원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에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바라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의 부진을 주택사업으로 메웠다. 

주택사업이 포함된 건축·주택부문에서 올해 1분기에 매출 6781억 원을 올리며 2019년 1분기 5551억 원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올해 상반기 1조 원 이상의 신규수주를 따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보다 4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으로선 주력 플랜트에서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플랜트 설계에서 인공지능 도입을 확대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이후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발주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경쟁력 강화에 서둘러 나선 것이라는 시선도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 다른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플랜트 시장에서 인공지능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기술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