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공재개발에 이어 공공재건축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공재건축을 추진하는 주택단지는 전체 물량의 일정 부분을 공적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가 힘들어질 수 있어 재건축조합이 공공재건축을 꺼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주택공사 공공재건축 참여 전망, 재건축조합 환영할지는 미지수

▲ 재건축이 추진되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아파트단지 전경. <연합뉴스>


15일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수도권 재건축사업에 참여하는 공공재건축 시행정책이 검토되고 있는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나온다.

공공재건축이 공공재개발과 비슷한 형태로 추진된다면 사업성과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재건축 조합원이 바라는 수준을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재건축은 노후한 아파트나 연립주택단지를 새로 정비하는 사업을 말한다. 재개발은 노후한 주택뿐 아니라 주택이 있는 구역의 인프라 전반을 정비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7월10일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살펴보면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서 공공재건축을 대상으로 한 도시규제 완화가 들어갔다. 

아직 공공재건축정책의 세부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공재개발과 비슷한 형태로 시행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 사업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늘어난 입주물량을 공공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재개발은 토지주택공사나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수도권 지역의 재개발사업에 단독 혹은 공동 시행사업자로 참여하는 형태의 재개발을 말한다. 

이런 공공재개발 지역에서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주택의 50% 이상이 공적임대주택으로 공급되면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된다. 

주택공급활성화지구는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는 재개발이 재건축보다 공공성이 높다는 이유로 공공재개발만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부동산정책 논란과 관련해 수도권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공공재건축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 

재건축은 주택단지 한 곳만 정비하는 만큼 재개발보다 공사기간이 비교적 짧다. 수도권 아파트 상당수가 지어진 지 30년을 넘어선 재건축 후보이기도 하다. 

서울만 살펴봐도 2019년 기준으로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가 168만 가구 규모에 이른다. 

서울시에서 공공재건축과 비슷한 ‘도시 건축혁신방안’을 통해 상계주공5단지 아파트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전례도 있다. 

서울시가 재건축의 계획 단계부터 참여해 심의기간을 대폭 줄이면서 친환경 아파트단지로 조성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수도권 재건축조합이 공공재건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재건축 단지에서 일정 물량의 공적임대주택을 반드시 공급해야 한다면 조합원들이 일반분양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개발은 민간 추진이어도 일정 물량을 반드시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하지만 재건축은 그런 조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재건축조합이 사업성을 낮추는 공적임대주택 등의 공공성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재건축조합 상당수가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점도 공공재건축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곳은 재건축된 아파트의 브랜드 가치 등을 높게 평가하는 만큼 민간 건설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건축조합원은 일반분양이 흥행할수록 추가분담금도 줄어드는 만큼 고급화를 추구하게 된다”며 “토지주택공사 등이 사업시행자를 맡는 공공재건축이 재건축조합원의 기대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