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새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이 유럽 소비자들에게 먼저 선보인다.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이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동급 사양인 싼타페 하이브리드 역시 국내에 출시하는 데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국내출시 부담, 유럽에서 먼저 선보인다

▲ 현대차의 더 뉴 싼타페.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국내에서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재판매를 결정하면서 현대차의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 출시를 향한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현대차는 당분간 국내에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은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과 겉모습만 다를 뿐 엔진 성능이나 배기량 등 사양이 동일하다.

기아차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에 관한 규정’ 가운데 연비조건을 충족하지 못 해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배기량 기준 1000~1600cc미만 차량은 연비가 15.8㎞/ℓ를 넘어야 하는데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 연비는 15.3㎞/ℓ다.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판매를 재개하며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해 구매자가 누릴 수 없게 된 세제혜택분을 일부 부담해 100만 원 가까운 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도 “현재 시점에서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는 대신 새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유럽에서 먼저 판매할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최근 현지언론들에 보도자료를 통해 9월 유럽에 새 싼타페 디젤모델과 함께 하이브리드(HEV)모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모델 등을 동시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유럽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점도 현대차가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유럽에 먼저 내놓는 데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2021년부터 전체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킬로미터(㎞)당 130g에서 95g 이하로 제한한다.

이에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면 g당 9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완성차업체들이 줄여야 하는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분은 37.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2021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통해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하는 만큼 당장은 유럽에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모델을 앞세워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충족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하이브리드모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모델 인기는 꾸준히 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에 따르면 2020년 1분기에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23만2525대로 2019년 1분기보다 4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61.7% 늘었다.

그렇다면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의 국내 출시는 언제쯤 이뤄질까?
 
현대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의 성능을 개선해 정부의 친환경차 인증을 받은 뒤에야 국내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수개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빨라도 내년에야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이 정부의 친환경차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