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하반기는 해외에서 판매량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유럽과 중국에서 임원을 교체해 하반기 판매반등을 위한 전열을 정비했는데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도 인사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나온다.
 
[오늘Who] 정의선, 현대차 유럽 중국 미국 반등 위해 인사 전열정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하반기 해외시장 공략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과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각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전기차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에 대응해 최근 현대차 유럽사업을 이끄는 유럽권역본부장, 중국합작회사를 이끄는 베이징현대 대표, 중국법인인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HMGC) 최고사업책임자(CBO) 등을 새로 임명했다.

유럽과 중국에서 코로나19 이후 판매 회복을 추진하는 동시에 급격하게 전기차 중심으로 변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이 미국시장에서도 임원인사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장 큰 시장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해외판매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9년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도매기준으로 각각 88만1천 대, 78만3천 대의 완성차를 팔았다. 각각 현대차와 기아차 전체 판매량의 20%, 28%에 이른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도 공장 가동중단 등으로 2분기 판매량이 1년 전보다 25% 주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하반기 미국에서 현대차는 신형 엘란트라(아반떼)와 제네시스 G80과 GV80, 기아차는 K5와 쏘렌토 등을 내놓으며 신차 효과를 앞세워 반등을 노리고 있다.

당장은 내연기관차에 힘을 주지만 미국 역시 전기차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과 중국만큼이나 전기차시장으로 전환이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잠재력 큰 나라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환경이슈에 소극적 모습을 보여 유럽 등과 비교해 전기차시장 확대에 상대적으로 제약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테슬라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기차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11월 대선과 상원 선거결과에 따라 전기차시장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선거를 이기면 2030년까지 신차를 100% 전기차로 하는 정책을 도입할 뜻을 밝혔다”며 “미국 민주당이 상원 선거나 대선에서 이기면 미국 전기차시장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수석부회장이 유럽이나 중국처럼 전기차시장 확대에 대비해 미국시장에 새로운 인사를 배치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인데 우선은 마이클 콜 유럽권역본부장의 공석을 채울 가능성이 있다.

마이클 콜 본부장은 기아차 미국 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다가 7월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정 수석부회장이 미국 법인 최고운영책임자를 새로 찾는다면 최근의 인사기조를 볼 때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에도 다임러트럭 출신의 마틴 자일링어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상용 개발담당 부사장, 중국 창안포드 출신의 리훙펑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 최고사업책임자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고위직에 외부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오늘Who] 정의선, 현대차 유럽 중국 미국 반등 위해 인사 전열정비

▲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권역담당 사장.


현대차그룹의 미국사업은 현재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권역담당 사장, 윤승규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 부사장, 마크 델 로소 제네시스 북미담당(CEO) 등 3명이 중심이 돼 이끌고 있는데 윤 부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외부 영입인재다.

호세 무뇨스 사장과 마크 델 로소 CEO는 각각 닛산과 아우디 출신으로 지난해 5월과 10월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마이클 콜 본부장의 공석을 바로 채울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불확실성 역시 여전한 만큼 이에 대응해 시장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0년에는 사업전반에 걸쳐서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특히 완성차사업은 (글로벌) 권역별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