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제주항공이 이상직 의원과 관련된 의혹의 확대를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의 명분으로 활용할지 주목된다.
 
이스타항공 이상직 논란 정치권 공방으로, 제주항공 발 뺄 명분 되나

▲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8일 정치권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거래를 둘러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갈등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정의당 전북도당은 논평을 통해 이상직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른 시일 안에 ‘이스타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미래통합당은 이상직 의원이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자녀들에게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편법승계했다는 의혹과 이스타항공 직원 임금체불 문제, 이상직 의원의 이스타항공 경영개입 의혹 등을 비롯해 이스타항공과 관련된 모든 쟁점을 다루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이후 이상직 의원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공인으로서 합당한 처신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6월29일 이상직 의원을 대신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에게 체불임금 250억 원 가운데 110억 만 받으라고 제안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야당의 공격대상이 되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나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촉구하는 등 거래의 조속한 마무리를 원하지고 있지만 정치권으로 파문이 확산되면서 거래는 더욱 꼬여가고 있다.

김 장관이 제주항공에게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상직 의원과 관련된 의혹이 정치권 논란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원방안과 지원폭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산업은행이 제주항공에게 이스타항공 인수를 전제로 17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을 때에도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은 ‘특혜’라며 볼멘소리를 냈던 만큼 ‘이스타항공 특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데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제주항공도 7일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스타항공 측의 각종 의혹들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면서 "이스타측에서 계약의 내용 및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말했다.

주식 매매계약이 깨지더라도 그 배경으로 ‘이상직 의원 의혹’에 따른 불확실성도 내세우겠다고 판을 깐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거래가 무산될 경우 이미 받은 계약금 115억 원을 돌려주지 않고 제주항공의 경영개입으로 국내선 운항중단 등으로 피해를 입은 만큼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뜻을 품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상직 의원 논란이 확산되면 불리한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경영개입을 거듭 주장하며 거래 불발 때 그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계약상 비밀유지조항을 이스타항공이 깼다는 제주항공의 공세를 놓고도 계약과 관련한 내용은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를 통해 알려지고 있는 만큼 거래 당사자인 이스타홀딩스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거래가 각 항공사의 시장논리와 정부의 산업논리에 더해 정치권 공방까지 겹치면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현재로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