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아 신세계푸드 제조서비스 사업부문 대표이사가 노브랜드버거 가맹사업에서 로열티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상생모델로 평가받는 경영방식을 내놓음으로써 신세계그룹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잠재우려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운아,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가맹사업에서 수익보다 상생 선택해 조심

▲ 신세계푸드 로고.


6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김 대표는 노브랜드버거사업을 빠르게 전개하기보다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로열티방식을 채택한 것은 가맹점주와 상생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형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인 물류비방식의 문제점이 사회문제가 부상한 점을 고려해 선진국형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인 로열티방식을 정착해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상생문화를 선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로열티방식이란 가맹점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맹본부가 로열티 명목으로 차지하는 것으로 사업규모가 작을 때는 점주 부담이 커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는 데 불리하다는 약점이 있어 국내에서는 잘 선호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장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양측에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어 상생모델로서 기대받고 있다.

이런 결정은 단기간에 실적 반등이 절실한 신세계푸드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다소 뜻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 1분기와 2분기에 '올반' 등 외식 브랜드와 급식사업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타격을 입었다.

신세계푸드 1분기 매출은 292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보다 7.5% 감소했고 영업손실 38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에도 매출 3269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평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56.4% 감소했다.

외식사업 침체와 코로나19로 어두운 전망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신세계푸드 매각설까지 나올 정도였다.

외식업계에서는 노브랜드버거가 신세계푸드 실적 회복을 이끌 것으로 바라봤다.

신세계푸드가 하반기 노브랜드버거 가맹사업을 시작하면 빵, 패티, 야채 등 식재료를 공급하는 제조부문 가동률이 높아져 신세계푸드 실적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브랜드버거가 신세계푸드 실적에 기여하게 될 시점이 시장 기대보다 다소 시간이 걸릴 공산이 커 김 대표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노브랜드버거 가맹사업을 로열티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골치를 썩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버거 사업에 로열티방식을 도입해 가맹점주와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이마트에도 도움이 된다.

신세계푸드 모회사인 이마트는 노브랜드, 트레이더스, 이마트24 등을 이마트의 새 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삼고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특화사업 매장이 '골목상권 침해'를 이유로 지역상인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기업형 수퍼마켓에 대한 중소상공인들의 사업조정 신청은 총 176건인데 이 가운데 이마트 ‘노브랜드’가 71건으로 40%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상생노력을 기울이는 데 그룹 차원의 의지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 가맹사업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영역에서 협력회사의 경쟁력이 신세계푸드의 경쟁력이라는 방침을 정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모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