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포스트 코로나19시대에 변화할 산업환경을 고려해 바이오산업에 투자를 늘린다.

최 사장은 기회와 위험의 양면성을 지닌 바이오산업에 투자를 넓혀 보수적 투자경향의 국부펀드 분위기를 바꾸고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바이오산업 투자 늘려 보수적 기조 바꾼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6일 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투자공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바이오 분야의 성장에 주목해 장기적 시각에서 수혜 예상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공사는 글로벌 헬스케어 관련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공사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공공기금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의 운용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세워진 국부펀드다. 

국부펀드는 정부가 외화자산을 재원으로 조성해 통화당국의 외환보유액과는 별도로 운용하고 관리하는 투자기관으로 대체로 보수적이고 안정적 투자성향을 지니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2019년 기준으로 1573억 달러(약 182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최 사장은 2018년 한국투자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사회구조적 변화에 주목해 고령화에 따른 노인층을 위한 헬스케어분야 투자를 시작했다.

최 사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러 나라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면서 바이오산업이 한층 발전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관련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에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도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면서 바이오헬스 중심 산업구조로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하반기부터 다양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이 이어질 것”이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바이오산업에 새로운 기회요인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공사가 바이오산업 투자에 나서려는 것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자산에 투자를 집중해왔던 국부펀드의 분위기를 바꿔 공격적으로 투자수익을 높여나가려는 최 사장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 사장은 다소 투자 위험성이 있더라도 경제흐름을 따라가야 국부펀드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 사장은 7월1일 열린 한국투자공사 창립 15주년 세미나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미래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대비해 과감한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며 “뉴노멀(새로운 표준) 현상에 대응해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등에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바이오기업을 포함해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비중을 2019년 기준 15.6%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11월 한국투자공사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무소가 개설되면 외부 운용사에 맡겼던 벤처기업 투자도 직접 진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