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글로벌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덩달아 늘어난 차입금을 줄이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28일 기업평가회사들의 분석을 보면 CJ대한통운이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로 재무적 부담이 적지 않다.
 
CJ대한통운 글로벌 인수합병으로 차입금 3조 육박, 내실경영으로 선회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CJ대한통운의 2020년 1분기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2조6522억 원으로 2019년 말보다 5500억 원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은 149.2%에서 154.8%로 높아졌다.

이처럼 CJ대한통운의 차입금 규모가 늘어난 것은 2016년부터 진행해온 글로벌 인수합병(M&A)과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와 관련이 깊다.

CJ대한통운은 인도와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미국 등에서 물류기업들을 인수해 40개 나라 155개 도시에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문제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총차입금은 2018년 2조9천억 원 수준까지 치솟았고 차입금 의존도도 37%로 높아졌다. 총차입금은 2019년 말 2조1천억 원 이하로 떨어졌다가 3개월만에 올해 1분기 말에 다시 2조6500억 원 규모로 늘었다.

CJ대한통운으로서는 차입규모가 줄어들지 않게 되면 이자 등 금융비용이 늘어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도 CJ대한통운이 진행한 투자에 따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그 사이 재무적 측면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바라본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해외 인수업체의 택배 네트워크를 비롯한 인프라 확충과 신규 물류설비 구축 등 적지 않은 투자지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투자성과가 나올 때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재무지표 약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다만 중기적으로 처리물동량 증가와 원가 절감,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재무지표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이 당분간 인수합병 등 대규모 투자를 자제하기로 한 점은 CJ그룹 차원의 경영방침 뿐만 아니라 이런 재무적 부담도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최근 차입규모를 늘려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은 아니다”며 “건전한 재무구조 유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앞으로 차입규모를 늘리는 경영전략에 변화를 주고 금융비용을 줄여 내실을 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물류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당분간은 차입을 줄이고 그동안 투자한 곳에서 결실을 거두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