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보안검색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같은 보안검색 업무를 하는데도 직접고용을 결정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다른 대우를 받게 됐다는 불만까지 높아지고 있어 한국공항공사로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보며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보안검색노동자 불만 끓어

▲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


26일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인 항공보안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초 불거진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채용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로 사실상 절차가 멈춰있다.

보안검색요원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관련 교육을 받아야하지만 코로나19로 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항공보안파트너스는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4개 공항에서 근무하는 보안검색요원과 특수경비직원 등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설립됐다. 

보안검색요원 980여 명과 특수경비직원 1천여 명은 1월1일자로 용역회사에서 항공보안파트너스로 소속이 바뀌었다. 

하지만 용역회사에서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근무여건과 연봉 등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 보안검색노동자들은 이 점을 문제삼아 지난해 12월말 무더기로 퇴사하기도 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근무했던 300여 명의 보안검색노동자 가운데 80여 명이 퇴사했다. 

이 때문에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보안검색대를 충분히 운영하지 못했고 올해 1월 출국수속이 지연돼 60여 명에 이르는 승객들이 항공기에 탑승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조사한 뒤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항공보안파트너스 노동조합 관계자는 "공항 이용객이 증가했지만 인력증원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던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는 코로나19로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며 근무여건은 일시적으로 개선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의 처우와 관련해서 지적은 국정감사에서도 있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국공항공사의 다른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에 속한 직원들의 업무량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안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자체 산출한 ‘위탁관리용역 인원증원 및 채용 관련 소요인력’에 미치지 못하는 인력을 채용해 기존 노동자들이 과도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공항공사가 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관리면적이 이전보다 약 2배 늘어 28명의 인원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산출결과가 나왔음에도 실제 고용된 인원은 15명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 형태로 직접고용한다는 결정을 두고 한국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공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보안검색노동자들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속한 보안검색노동자들과 같은 종류의 업무를 하는데 인천국제공항과 달리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항공보안파트너스 노조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각종 복지혜택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한국공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보안검색요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청원경찰로 채용되면 현재 한국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들이 고용된 특수경비직과 달리 경력을 더 포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등 좋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에선 현재 350여 명의 청원경찰이 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청원경찰로 채용하기로 한 보안검색요원들과 달리 단순 경비업무를 맡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 청원경찰을 특수경비원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 노동자 직접고용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과 관련해 "정규직 전환 방식과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내놓을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올해 초 공항 승객 미탑승 문제가 발생한 뒤 관련한 대책으로 보안검색요원 처우 개선과 채용, 검색대 운영 방안 등을 마련했다”며 “연봉과 연차 등 근무여건과 관련해서는 항공보안파트너스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