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양호 등급으로 한 계단 올랐다.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태안화력발전소 외주업체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 안전을 강화한 노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병숙, 서부발전 경영등급 양호로 올렸지만 안전관리 할 일 많아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


하지만 나홀로 위험작업 등 안전을 위해 해야 할 보완조치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시선도 있다.

22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서부발전이 안전 강화조치에 관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오른 성적을 받았지만 위험작업과 관련한 인력충원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노동자들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사장은 2018년 12월 외주업체 노동자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뒤 발전설비 업무의 안전성을 강화하는데 힘을 실었다.

김 사장은 작업장 위해요소 개선, 안전경영체계 구축, 원청으로서 책임강화, 안전 인식과 문화 개선 등 4대 분야 12대 중점 추진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발전소의 안전설비 보강에 주력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발전소의 위험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203억 원의 긴급 안전관리 예산을 투자했다. 

올해는 주요 위험작업장에 CCTV를 보강해 작업자의 위험구역 출입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4차산업기술인 영상인식 기술을 적용해 작업자의 돌발행동을 포착하면 경보를 울리는 실시간 안전관리시스템 개발했다.

5월 실시간 안전관리시스템을 태안발전본부 현장에 사용해 검증을 마쳤고 현재 전체 서부발전 소속 발전소에 확대해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작업현장 안전설비 보강뿐 아니라 물청소 뒤 배수 불량으로 고인 석탄 물에 작업자 신발이 빠지지 않도록 그레이팅 설비를 추가하거나 점검 통행로의 배수설비를 보강하는 등 작업현장이 쾌적하게 유지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이런 안전 강화 노력에 힘입어 서부발전은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 단계 상승하는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는 '안전 및 환경' 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으며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가운데 가장 뒤처지는 ‘보통(C)’등급을 받았지만 올해 경영평가에서는 ‘양호(B)’등급을 받았다.

올해 경영평가에서 공공기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안전평가 항목에 관한 평가가 강화됐기 때문에 김 사장이 진행한 안전 강화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서부발전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나홀로 위험작업'을 없애기 위한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 분석단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2018년 사망사고 뒤 발전소의 위험설비를 점검할 때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2인1조로 움직여야 한다는 안전수칙 준수 각서를 컨베이어벨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 받았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 분석단은 2인1조 작업을 통한 안전사고 회피 여건이 아직 완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서부발전은 위험작업 인원으로 용역업체를 통해 지난해 35명을 충원했고 올해 4월에 34명을 추가로 확보했지만 2인1조 작업 시스템을 완전히 갖추는 데 부족하다는 시선은 여전히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올해 안전관리 예산을 지난해보다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경영진 주도의 현장 점검과 소통 활동 등을 통해 안전한 발전소를 구현하는 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