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 주주연합(주주연합)이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에 참여할까?

22일 항공업계에서는 3천억 원 규모의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청약이 시작되면서 주주연합이 참여할지 주목한다.
 
돈줄 마른 조현아 주주연합,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 참여할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주주연합은 현재 한진칼 주식을 2676만3584주를 확보해 지분 45.23%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은 2434만2305주를 들고 있는 것으로 추산돼 지분 41.14%로 주주연합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331만1258주가 늘어나게 되면서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42.83%로 기존보다 2.4%포인트 낮아지게 되고 조원태 회장 진영은 38.95%로 기존보다 2.19%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주주연합이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1천억 원 규모 인수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만약 주주연합이 목표한 1천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모두 인수하게 되면 지분 44.6%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나머지 2천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따른 신주를 조원태 회장 진영이 차지하게 되면 조원태 회장 측은 지분 42.5%를 쥐게 된다.

하지만 주주연합은 최근 현금흐름이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목표치를 채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19.54% 쥐고 있지만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38%의 지분이 담보대출로 묶여 있다.

KCGI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KTB증권 등과 거래를 했지만 적대적 인수합병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시선에 부담을 느낀 금융업체들이 소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KCGI에 돈을 빌려줬던 유화증권이 주식담보대출 3건을 모두 상환하라고 요구하면서 KCGI는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반도그룹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반도그룹은 5천억 원 이상의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한진칼 지분을 매수할 수는 있지만 계열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면서 무리한 차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주주연합 관계자는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어 구체적 규모나 시점 등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주주연합이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을 하지 않게 되면 주주연합의 지분비율은 42.83%에 머무르게 된다. 

조원태 회장 측에서 우호세력을 동원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따른 신주를 모두 인수하게 되면 조원태 회장 진영은 44.25%를 확보하게 돼 경영권 다툼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된다.

한진칼 관계자는 “우리사주로 풀리는 물량이 조금 있을 수는 있지만 한진칼 오너일가나 경영진이 매입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주주연합은 조원태 회장 진영이 신주인수권부사채발행에 따른 신주를 모두 인수할 것을 염려해 최근 보도자료를 내면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주주연합은 17일 ‘한진칼의 분리형·일반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결정에 대한 주주연합의 입장’에서 “만약 현재 경영진의 우호세력으로 신주인수권이 넘어가게 되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기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되는 만큼 법적 검토를 거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