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서울시 용산구 한남뉴타운3구역 재개발사업에 뛰어든 건설사들이 21일 시공사 선정총회 연기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예정대로 선정총회를 강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대관계약을 맺은 코엑스가 장소를 빌려줄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변수가 생겨날 수 있다.           
 
한남3구역 선정총회 연기되나,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변수 촉각

▲ (왼쪽부터)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19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21일 코엑스에서 시공사 선정총회를 강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코엑스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남구청의 집합금지명령에 따라 한남3구역 재건축조합과 맺은 대관계약 취소를 18일 통보했지만 이와 상관 없이 시공사 선정총회를 계획대로 열겠다는 것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조합원들에게 21일 코엑스로 가는 셔틀버스에 탑승할 장소와 시간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엑스는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에게 장소를 빌려줄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시공사 선정총회가 연기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원은 약 3800명으로 총회가 열리려면 절반 이상인 2천여 명이 모일 장소를 마련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시국 등을 감안하면 이만한 인원이 모일 장소를 이틀 안에 준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에 대관하기로 했던 1층 그랜드볼룸과 3층 오디토리움은 21일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은 시공사 선정총회가 미뤄지는 것을 반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남3구역 수주전에 홍보 역량을 집중해왔다. 시공사 선정이 늘어지면 홍보에 필요한 인력, 비용 등이 더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시공사 선정총회가 연기되면 우선 홍보관 운영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은 시공사 선정총회 전날인 20일까지 홍보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대림산업은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GS건설은 용산시티파크 1단지 아파트 상가에 각각 홍보관을 마련했는데 20일로 계약기간이 끝난다. 

현대건설만 한남동에 별도 건물을 세워 시공사 선정총회가 연기되더라도 홍보관 연장운영이 가능하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대림건설과 GS건설은 모두 조합이 선정총회를 강행하겠다고 한 만큼 선정총회가 연기될 상황에 대비한 홍보관 운영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실제로 선정총회가 미뤄진다면 조합 측에서 홍보관 운영과 관련한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이 시공사 선정총회 연기로 또 일정이 미뤄지면 짧은 공사기간이나 이른 착공시기를 제안한 시공사가 유리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이 지난해 말 시공사 선정 무산 이후로 사업 연기에 큰 피로감을 느끼는 만큼 신속한 사업진행을 제안한 쪽으로 막판 표심이 이동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착공시기는 이주완료 후 3개월 이내를 제안한 GS건설이 가장 이르다. GS건설은 권역별 분양을 통해 실제 입주시기를 경쟁사들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기간은 착공 이후 35개월 이내를 제안한 대림산업이 가장 짧다.  

현대건설은 세입자 관련 문제, 인허가 지연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촉진비로 가장 많은 5천억 원을 마련한 만큼 실제 이주완료 시기는 가장 이를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남3구역 재건축조합 선정총회가 연기되면 새 장소를 잡는 데 2주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일산 킨텍스 등 대형 전시시설이 코엑스를 대신할 선정총회 장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대규모 인원 집합에 따른 방역 절차 등을 마련하려면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