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서울시에 의견서를 보내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계획의 부당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공원 조성사업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서울시가 제시한 보상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아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 공원계획으로 회사 회생기회 침해"

▲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연합뉴스>


채권단과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못하게 돼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도 호소했다.

18일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7일 서울시 공공개발기획단에 송현동 부지 공원 조성 결정안과 관련한 ‘계획 중지(취소) 의견서’를 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에 문화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공고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오래동안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용도를 바꾸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대한항공은 “2010년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공공성을 고려한 개발을 유도하겠다며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뒤로도 인허가권자의 불허로 개발이 미뤄졌다”며 “현재는 코로나19에 따른 재무상태 악화로 개발이 어려워져 이른 시일 안에 개발할 수 있는 다른 회사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그럼에도 장기간 미개발을 사유로 송현동 부지의 특별계획구역지정을 폐지하는 것은 부당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문화공원 조성사업의 현실성도 떨어진다고 봤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기존 공원 용도 도시계획조차 상당부분 미집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공원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공원 조성은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송현동 부지 보상액을 놓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고시 등을 통해 언급하고 있는 보상가액 4671억 원은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가격 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어 대한항공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조성계획으로 대한항공의 자구안 마련에 큰 어려움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은 정부의 긴급지원 관련 대한항공의 핵심 자구책 가운데 하나로 공원용도 변경에 따라 매각 및 대금 수령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와 약정한 내용을 지키는 데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현재의 공원 지정 과정은 다른 지구단위계획의 변경절차보다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행정행위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며 “특히 대한항공으로서는 적정가 매각이 가장 절실한 시점에서 서울시의 공원 지정이 이루어져 회사의 회생기회가 상당히 침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