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 주주연합(주주연합)이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결정을 비판했다.

주주연합은 17일 ‘한진칼의 분리형·일반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결정에 대한 주주연합의 입장’에서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조건은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구조로 돼 있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진칼 주주연합 "회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경영권 방어 의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부터)과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주주연합은 한진칼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좋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않고 신주인수권부사채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의도를 지닌 것이라고 봤다.

주주연합은 “올해 2차례에 걸쳐 한진칼에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한진칼 경영진은 주주의 의견을 무시하고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1일 일반공모 방식으로 3천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신주인수권을 100% 행사한다고 가정할 때 발행가능한 주식 수는 331만1258주로 현재 발행주식 총수의 약 5.3%로 추산된다.

주주연합은 한진칼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선택한 것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가치를 희석하고 적은 돈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만 모아두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존 주주들이 기존 주식가치에 상응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청약증거금을 납입해야 해 상당수 주주들은 보유 중인 주식가치의 희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주주연합은 한진칼이 신주인수권증권과 채권이 분리되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 점도 비판했다.

이들은 “한진칼의 경영진은 회사와 거래관계에 있는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취득하도록 사전에 약속해 둔 후 신주인수권증권을 한진칼 오너일가나 우호세력에게 분리하여 매각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의 권익은 크게 침해된다”고 말했다.

주주연합은 “만약 현재 경영진의 우호세력으로 신주인수권이 넘어가게 되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기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되는 만큼 법적 검토를 거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