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 자회사 현대로보틱스가 KT로부터 서비스로봇 공동개발을 위한 투자를 유치했다.

현대로보틱스는 16일 서울시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KT와 50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계약서를 체결했다. 
 
현대로보틱스 KT의 500억 투자받아, 구현모 정기선 "제조혁신"

▲ (왼쪽부터)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16일 서울시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전략적 투자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등 현대중공업그룹과 KT의 주요 경영진이 이날 체결식에 참석했다.

KT는 이번 계약을 통해 현대로보틱스 지분 10%를 취득하게 됐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르면 2022년 주식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가치는 5천억 원으로 평가됐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KT는 현대로보틱스와 사업협력을 통해 서비스 로봇시장에 진출하면 사업의 성장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이번 투자를 진행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지주도 KT와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 변화에 함께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정 부사장과 구 사장을 대표로 6명의 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호텔, 레스토랑 등에 쓰이는 서비스 로봇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등 사업에서 협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비스 로봇분야에서는 지능형 로봇과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로보틱스가 하드웨어를 개발하면 KT는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적용을 담당한다.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서빙을 담당하는 식음료 로봇과 청소, 보안 기능을 탑재한 청소‧패트롤 로봇 등을 공동 개발해 기존 산업용 로봇시장에 이어 서비스 로봇시장까지 진출하기로 했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는 공동‧운영관리 플랫폼을 개발한 뒤 이 플랫폼을 활용해 현대로보틱스의 로봇과 KT의 무선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장에 제공한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지주와 KT는 2019년 5월 ‘5G 기반 스마트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올해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출범한 ‘AI(인공지능) 원팀’에도 참여했다.

2020년 5월 ‘5G 스마트건설기계‧산업차량 솔루션’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스마트조선소, 로봇, 건설기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앞으로 제조업체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데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KT와의 폭넓은 사업협력은 현대로보틱스는 물론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KT의 5G 및 인공지능역량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제조업의 혁신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KT는 현대중공업그룹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확산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