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전용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들과 활발한 소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원유와 상장지수펀드 가격이 오르면서 손실이 일부 회복된 만큼 소송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자산운용, 원유 상장지수펀드 소통 늘려 불만 달래기 안간힘

▲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WTI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을 위한 대면 전용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콜센터 외에 대면 전용상담센터까지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의 투자자들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물리적 충돌 우려 등이 있지만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 상품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궁금한 사항과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대면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부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이 원유가격 급락에 따라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의 자산구성을 변경하면서 이를 미리 고지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과 접촉을 강화해 사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태도를 보이고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위상 타격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브랜드를 통해 국내 최초로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선보이는 등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앞서있는 독보적 1위 운용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기준 국내 설정된 상장지수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47조9693억 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 규모는 25조9588억 원으로 전체의 54.1%에 이른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 순자산 규모 11조1349억 원과 비교해 2배가 넘는다.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편입자산을 분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등을 설명해 납득시킬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유와 상장지수펀드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손실이 어느정도 회복돼 투자자들의 불만도 일부 가라앉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1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35.4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4월20일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뒤 상승세를 보이며 30달러 선을 회복했다.

KODEX WTI 원유선물(H) 상장지수펀드는 1일 5735원에 거래를 마쳤다. 4월28일 종가인 3090원보다 85% 이상 증가해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손실이 일부 회복되면서 소송에 나설지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이 최소 수 년 이상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 콜센터로 접수되는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 관련 문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적 분쟁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월27일 법무법인 강남이, 5월14일에는 법무법인 오현이 각각 2명, 220명의 투자자들을 대리해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투자자모임 카페는 5월27일 법무법인 서평을 선임해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는데 소송 참여 투자자는 1천여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담당 펀드매니저나 대표이사 등은 소송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4월23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WTI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의 자산구성을 변경해 원유선물 6월물 비중을 73%에서 34%로 줄이고 7월물(19%), 8월물(19%), 9월물(9%)로 자산을 분산시켰다.

삼성자산운용은 원유선물 5월물 가격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원유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의 상장폐지 등에 따른 전액 손실이 우려돼 펀드자산을 분산했으며 이는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운용기준에 따른 조치라고 주장했다.

사전공지가 없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월물 분산 계획을 이용해 글로벌 헤지펀드 등이 선행매매를 하면 손실이 커질 것이 우려돼 불가피한 부분이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이 사전공지없이 임의로 상장지수펀드 구성종목을 변경한 것은 투자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며 구성종목 변경 뒤 6월물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에 따른 투자이익을 누리지 못해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전용상담센터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운영된다. 상담센터 위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율촌빌딩 6층이고 운영시간은 평일 오후 1시부터 9시,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