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일감 몰아주기의 검찰조사라는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종합투자계좌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글로벌 투자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는 기업으로 성장을 목표로 세워놓았는데 그에 걸맞는 자본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종합투자계좌(IMA)사업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검찰조사 피해 고비 넘긴 미래에셋대우, 종합투자계좌사업 진출 채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31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내부적으로 종합투자계좌사업자 인가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위원회 심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발행어음업뿐 아니라 종합투자계좌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합투자계좌는 고객의 자금을 운용해 원금에 수익을 더해 지급하는 계좌로 증권사가 원금 보장의 의무를 진다.

종합투자계좌는 자본금의 2배 규모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과 비교해 어음의 발행한도가 없어 자금조달에 유리하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달리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등 비보장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꾸준히 자기자본을 늘려왔다. 

박 회장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세계적 투자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미래에셋대우의 목표로 삼아왔는데 대규모 자본조달이 가능한 종합투자계좌 사업은 미래에셋대우의 외형을 확대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과거에도 한차례 종합투자계좌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금융당국 벽에 막혀 좌절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금융당국이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근거로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보류하자 2017년 12월 7천억 원 규모의 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발행어음사업에 앞서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없는 종합투자계좌사업에 직행해 뛰어들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발행어음업사업자 인가 없이는 종합투자계좌사업에 진출할수 없다고 제동를 걸면서 미래에셋대우가 진행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검찰조사가 마무리돼 그동안 보류됐던 금융위원회의 발행어음업 인가심사가 1~2달 안으로 결론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종합투자계좌사업 진출 채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 직후 금융위원회와 종합투자계좌 심사절차를 두고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에는 종합투자계좌사업자가 아직 없고 자본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종 진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합투자계좌업무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초대형금융투자사업자에 허용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 조건을 충족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하나뿐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1분기 기준 9조2149억 원이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난 뒤에도 미래에셋대우가 최종적으로 종합투자계좌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정치권 등의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내부에서는 종합투자계좌와 관련해 "투자자 본인이 위험에 책임을 진다는 기본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가 종합투자계좌사업 진출 움직임을 보인 2017년에도 정치권에서 '자금 쏠림'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