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라는 파도를 넘을 수 있을까?

29일 항공업계에서는 한태근 사장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로는 처음으로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사옥을 담보로 차입을 진행하면서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오늘Who] 무차입경영 깬 에어부산, 한태근 손에 쥔 1천억도 불안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


한태근 사장은 지난해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과 올해 코로나19 사태라는 어려움을 맞아 에어부산의 무차입 경영방침을 깨고 차입전략으로 돌아서며 다각적으로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한달 후인 11월 부산사옥을 담보로 300억 원의 금융권 대출을 받았다.

또한 올해 2월에는 항공사의 미래매출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1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약속한 580억 원 규모의 저비용항공사 유동성 지원금도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6월 안에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확보한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자금조달 방법을 다변화해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지만 상반기 에어버스 A321LR 항공기를 새로 도입하면서 정비와 관련된 설비와 장비들을 확보하느라 일부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어부산의 재무상태와 실적추이 등을 살펴볼 때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에어부산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31억 원, 영업손실 385억 원을 냈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46.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54억 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2020년 1분기 여객 매출은 79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0.8% 줄었고 화물 매출은 1억8천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5.7% 쪼그라들었다. 

부채비율도 올해 1분기에 2066.3%로 1년 전보다 1769.7%포인트 늘어났고 자본잠식도 나타나고 있다. 에어부산의 올해 1분기 자본잠식률은 11%를 보여 감사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에어부산은 고정적으로 200억 원에서 300억 원을 지출해야 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3개월 정도로 추가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풀리지 않는다면 에어부산이 올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태근 사장은 발행주식 수 확대와 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6월15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발행주식수 변경과 함께 전환사채 발행도 추진한다. 이번 정관변경은 정부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과 연관이 있다.

정부는 지원금액의 최소 10%를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 연계증권의 형태로 취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은 항공기 리스부채와 단기차입금 등을 합하면 5800억 원 규모로 정부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대상조건으로 알려진 5천억 원의 차입금 요건을 충족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의 대상조건인 차입금 규모에 항공기 리스부채가 포함되는지 확정되지 않아 산업은행의 저비용항공사 지원 프로그램에도 관심있게 지켜보려고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불확실해 구체적으로 얼마의 자금이 더 필요할지 알 수 없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자본확충 여력을 늘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