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구책을 마련하려고 했는데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송현동 부지' 공원화 절차 들어가, 땅주인 대한항공은 난감

▲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연합뉴스>


서울시는 2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이 보유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내용을 담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는 자문 의견을 반영해 6월에 열람공고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한 뒤 올해 안에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송현동 부지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3만6642㎡ 규모의 금싸라기 땅인 만큼 그 가치를 5천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 땅의 주인인 대한항공은 삼정KPMG와 삼성증권을 송현동 부지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서울시와 거래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시가 이 땅을 사들이게 되면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값이 매겨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한항공이 손에 쥐게 되는 돈은 3100억 원가량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땅의 매각대금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에 넣은 대한항공으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내년 말까지 대한항공에 2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요구했는데 송현동 부지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뜻을 이어간다면 대한항공으로서는 송현동 부지를 제값에 팔 상대를 찾기 어려워진다.

또 대한항공이 경쟁입찰을 붙여 서울시가 아닌 제 3자에게 송현동 부지를 팔더라도 개발 관련 인허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새 땅주인 역시 이곳을 그대로 공터로 둘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