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춘천 레고랜드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강원지사는 레고랜드를 내년 7월에 개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사업비 마련을 위한 주변 부지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목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최문순, 춘천 레고랜드 건설 속도내지만 사업비 확보는 여전히 부담

최문순 강원도지사(오른쪽)가 21일 강원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현장에서 레고랜드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강원도>


25일 강원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춘천 레고랜드를 포함한 춘천 하중도 관광지 조성사업에는 모두 4470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2664억 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800억 원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비용이고 나머지 1864억 원은 문화재 발굴비, 하중도 관광지 기반시설 공사비 등으로 집행됐다.

하지만 현재 이 사업에 투입된 자금 가운데 2140억이 차입금이고  올해 하반기에 필요한 1700억 원가량의 사업비까지 더하면 모두 38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강원도는 상가시설 등 주변 부지 매각을 통해 2800억 원가량을 충당하고 컨벤션 센터 건설비용 1000억 원은 추가로 도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지사는 22일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공사 현장에서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과 관련해 “컨벤션센터는 도의회도 건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지 매각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최 지사의 구상이 어그러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차입금 가운데 2100억 원은 강원도가 채무보증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11월까지 갚지 못하면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하루 이자가 2200만 원에 이르는 만큼 부담이 만만치 않다.

최 지사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주변 부지사업에서 지금까지 500억 원 규모의 부지를 매각했는데 여기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발생했다. 최근 부지를 사들인 회사측이 호텔 3개동을 49층까지 짓는 것을 요구했지만 환경부가 이를 7층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원주지방환경청에서도 숙박시설에서 나오는 오수 처리 등으로 북한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주변 부지를 호텔용지 등 숙박시설로 추가 매각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레고랜드에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시민사회에서는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으로부터 비싼 값에 토지를 되사들인 점, 주차장 조성비용 등에 과도한 세금이 들어갔다는 점 등을 지적한다.  

정의당 강원도당은 4월28일 입장문을 내 "강원도 보증으로 금융권에서 조달한 2140억 원도 내년 11월에 상환해야 하고 컨벤션센터 등 주변부지 개발에 혈세가 얼마나 더 투입돼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레고랜드라는 시한폭탄을 혈세로 억지로 눌러
막는 형국이다"라고 말했다.

주변 부지 매각과 관련해 강원도는 매매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계약정보와 개발계획에 관해는 알려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춘천 레고랜드의 공정률은 21%로 알려져 있다.

레고랜드의 55개 건물 중 45개 동이 토공사 및 구조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14개 건물은 골조공사가 완료됐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춘천 의암호의 섬인 중도 129만1434㎡의 규모의 부지에 레고를 주제로 한 놀이공원과 호텔, 상가, 워터파크, 아웃렛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1년 9월 사업계획이 발표됐으나 자금조달 문제로 지지부진했고 2014년 사업부지에서 청동기 유물까지 발견돼 사업 추진이 지체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