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워치에 건강관리기능 강화, 원격의료에서 기회잡나

▲ 삼성전자 삼성헬스모니터앱의 혈압측정기능(왼쪽)과 심전도측정기능(오른쪽)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의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진료체계 구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의 건강관리 기능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반면 규제는 완화하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기회와 도전이 공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건강관리 기능을 놓고 규제당국의 허가를 잇따라 받고 있다. 비대면사회에서 관련한 사업의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4월 식약처로부터 삼성헬스모니터앱의 혈압측정 기능 허가를 취득한 데 이어 21일 심전도측정 기능까지 허가를 받았다.

3분기 안으로 삼성헬스모니터앱을 출시하면 관련 센서를 탑재한 갤럭시워치액티브2 등 스마트워치에서 이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1분기 코로나19에도 20% 이상 늘어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건강관리 기능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많다.

지난해 구글이 인수한 핏빗은 4월 심박수와 산소량 변화 등을 제공하는 ‘핏빗차지4’를 출시했다. 스마트워치시장의 절대강자 애플도 연내 선보일 신형 애플워치에 혈중산소농도와 혈압·혈당 측정 기능 등을 추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원격의료를 제한하는 현행법으로 스마트워치의 건강관리 기능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규제 환경이 달라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언택트)사회 진입이 가속화하면서 원격의료 도입에 군불을 때고 있다. 다만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원격의료 대신 '비대면진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청와대는 15일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비대면진료체계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 의료상담은 석 달도 안 돼 26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기기 가운데 이미 의료시스템 안에 들어온 사례도 나왔다. 국내 디지털건강관리기업 휴이노가 개발한 메모워치는 최근 건강보험의 ‘일상생활의 간헐적 심전도 감시’ 의료항목에 등재됐다.

메모워치는 사용자의 심전도를 측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의사에게 전송해 병원 방문을 권고할 수 있다. 기기의 데이터를 직접 진료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한 원격의료라고 볼 수는 없으나 스마트기기가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원격의료 규제 완화 흐름이 지속되면 글로벌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건강관리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기기 수요가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로서는 이전에도 원격의료 확대 논란에 얽혀든 적이 있어 최근의 원격의료 확산 움직임을 다소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삼성서울병원이 부분폐쇄조치를 당하자 정부는 한시적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전화진료와 처방을 허용했다. 그러자 메르스 확산의 책임이 있는 삼성서울병원에 검증되지도 않은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에도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움직임은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는 15일 기자회견에서 “비상상황을 빌미로 원격의료를 제도화해 삼성, LG, SK텔레콤 등 재벌·기업들의 숙원사업을 허용해 주는 것은 재난자본주의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틈탄 원격의료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메모워치의 건강보험 편입과 관련해서도 철회를 요구하며 “원칙대로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