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곧 국내에 내놓을 새 싼타페와 투싼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해외에서 차량 판매를 늘리는 게 어려워진 만큼 국내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는데 신차를 앞세운다면 그 작업이 수월할 수 있다. 
 
현대차 수익성 고삐 죄는 이원희, 새 싼타페 투싼 가격정책에 시선집중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22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새 싼타페와 투싼의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가 최근 내놓은 그랜저 부분변경모델과 제네시스 GV80, 아반떼 완전변경모델 등이 줄줄이 흥행하는 등 현대차의 제품 경쟁력을 향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진 데다 국내에서 SUV 인기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새 싼타페는 2018년 2월 출시된 4세대 싼타페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한 모델로 6월에 나올 것으로 예정돼 있다.

새 투싼은 8월경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다. 새 투싼은 2015년 3월 출시된 3세대 투싼을 완전변경(풀체인지)한 4세대 모델이다.

이 사장은 새 싼타페와 투싼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은 만큼 이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원가 절감뿐 아니라 신차의 가격 인상까지 동시에 추진하며 수익성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새 싼타페와 투싼의 가격을 올려서 내놓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가격 인상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는 자칫 판매량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트림별로 가격전략을 달리 펼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가 새 싼타페와 투싼의 주력 트림을 무엇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가격 인상폭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기아자동차는 새 쏘렌토를 내놓으며 최상위트림 가격은 기존모델과 비교해 142만 원가량 올리면서도 최하위트림의 가격은 53만 원가량만 올려 내놓았는데 사전계약 물량을 중심으로 최상위트림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차지해 수익성 개선에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진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원격 스마트주차 보조기능이 최상위트림에만 적용하는 등 안전사양을 크게 강화한 점이 최상위트림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도 새 싼타페와 투싼의 최상위트림에만 특정 옵션을 넣는 등의 방식으로 고객들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미 최근 내놓은 아반떼를 통해 트림별 가격 차별화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대차는 아반떼의 최저트림의 가격은 기존모델과 비교해 11.3% 올리면서도 풀옵션을 장착한 최상위트림의 가격은 오히려 41만 원 싸게 내놓았는데 기존 모델과 비교해 최상위트림 판매비중을 5%에서 44%까지 늘리는 효과를 봤다.

가격 부담이 적은 차일수록 최상위 트림의 선택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공략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사장은 2025년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8%’ 달성을 목표로 수익성 개선작업에 고삐를 죄고 있는데 해외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런 작업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증권업계는 현대차가 올해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2.7%를 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의 2019년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보다 0.4%포인트 낮아지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얼마나 상품성이 개선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며 “최종 출시될 때까지 가격을 두고 검토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