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이사가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개발 성공의 8부 능선에 도달했다.

이 대표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 치료제로 약 17조 원에 이르는 미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치료제 개발 성공이라는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
 
[오늘Who] 이성구, 안트로젠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고비 남았다

▲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이사.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안트로젠이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해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개발에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당뇨병 환자의 발쪽에 피가 원활하게 순환되지 않으면서 피부 또는 점막조직이 헐며 썩는 질병이다. 심하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안트로젠이 개발하고 있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ALLO-ASC-DFU’는 주사제가 아닌 궤양부위에 붙이는 형태다. 반창고처럼 상처에 붙이면 시트에 함유된 살아있는 줄기세포가 혈관과 피부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다.

ALLO-ASC-DFU는 미국과 한국에서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안트로젠은 올해 3월 미국에서 ALLO-ASC-DFU의 임상2상을 시작했고 20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첨단재생의학 치료제(RMAT)로 승인받았다.

첨단재생의학 치료제제도는 시장의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고 재생의약의 잠재력을 지닌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를 대상으로 임상과 품목허가 등의 심사기간을 단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국내 임상 3상과 미국 임상2상을 동시에 진행해 국내 임상에서 얻은 결과를 미국에서도 잘 활용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구 대표는 ALLO-ASC-DFU가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현재 20세 이상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는 미국에서만 360만 명 이상, 한국에서는 56만 명이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대표는 ALLO-ASC-DFU가 상용화됐을 때 국내에서 연 매출 1조 원, 미국에서 17조 원가량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ALLO-ASC-DFU는 국내 임상2상에서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치료기간을 9주가량 단축하는 효과가 입증됐다”며 “또 힘줄과 관절막까지 침범한 깊은 궤양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임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성구 대표는 2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대표가 부광약품에서 2004년부터 9년 동안 대표이사를 맡을 때 안트로젠은 부광약품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이 대표는 2006년 만성 B형간염 신약 ‘레보비르’를, 2012년 크론성누공 신약 ‘큐피스템’을 개발했다.

하지만 레보비르는 약물 독성 등의 부작용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퇴출됐고 큐피스템도 2019년 매출 9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2013년부터 사실상 부광약품으로 독립해 안트로젠을 이끌며 시장성이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이 대표가 안트로젠 지분 12.80%을 보유하고 있고 부광약품은 안트로젠 지분 6.93%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줄기세포를 활용한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가 미국에서 품목허가까지 받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는 전무하다. 그동안 많은 줄기세포기업들이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줄기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갖추는 것은 물론 명확한 치료기전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른 줄기세포기업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로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허가를 받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특히 다른 사람의 세포를 이용하는 동종유래 줄기세포 치료제를 제품화했을 때 상업성이 있는데 이를 허가받는 것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