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통해 미세공정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에 맞서 고객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판단됐다.
 
"삼성전자, 평택 파운드리 투자로 경쟁력 높여 고객 늘릴 발판 마련"

▲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파운드리 투자 확대에 따라 낸드 증설여력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2일 “삼성전자 평택 파운드리 투자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와 낸드 수급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1일 평택에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3만 장 생산규모의 5나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정확한 투자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프라 투자 3조 원, 설비투자 8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현재 모두 5만 장 규모의 극자외선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며 “기존 라인 증설에 평택 물량이 추가되면 2021년 생산 규모는 10만 장 수준으로 2배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택 극자외선 라인은 추가 증설여력이 충분해 2021년 하반기에는 파운드리 외에도 4세대 10나노급(1a) D램 극자외선 공정 도입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TSMC와 비교해 선단공정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할 계기”라며 “내년 6나노 이하급 수주활동이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향후 미국 오스틴 공장에도 극자외선 투자가 뒤따른다면 고객 확보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파운드리 고객 확보는 갈수록 삼성전자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TSMC와 초미세 공정 경쟁을 할 정도로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고객 구성과 규모면에서는 격차가 작지 않다”며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전략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주도면밀하고 중장기적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퀄컴, 엔비디아 등 기존 고객들로부터 수주비중을 늘리고 애플, 자일링스 등 과거 핵심고객을 다시 파운드리 고객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봤다. 또 AMD나 미디어텍 등 신규 고객의 유치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글로벌 낸드 수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낸드 공급량 증가가 제한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기존 평택 P2 공장은 하층부에 낸드, 상층부에 D램 생산라인이 할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연구원은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로 하층부 낸드용 공간의 절반가량이 파운드리용으로 전환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낸드 생산능력 확보 여력은 시안 X2라인 잔여 공간과 P2 일부로 공격적 생산증가 가능성이 극히 낮아졌다”며 “향후 제한적 물량증가 및 원가 절감정책을 펼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